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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Oct 20. 2015

긴 여운 인도

2006. 인도

#1. 더이상 무섭지 않아! - 미니양


 바라나시에서 다시 델리로 돌아오는 기차를 탔다.

기차에서 파는 다양한 음식 덕분에 저녁을 해결하고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거의 델리에 도착해 있었다. 

다시 찾은 델리는 더이상 무섭지는 않았다. 처음 델리에 도착했을때와는 다른 익숙함이 있어 여유가 생겼다.


 델리에서는 남은 시간동안 천천히 시간을 보내보기로 했다. 

다른 도시에 가볼까 생각했지만, 그 즈음 뭄바이에서 열차 테러가 일어나서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델리에서 보낸 시간은 열흘 남짓, 빠하르간지는 마치 동네처럼 익숙한 공간이 되었다.

숙소는 델리에 있는 시간 동안 계속 머물렀던 브라이트 호텔.

아침이 되면 일어나 길거리 음식을 입에 물고 시장으로 가서 과일 같은 것들을 사고, 산책삼아 한 바퀴 돌고 숙소에 들어온다. 산책 후에는 릭샤를 잡아타고 델리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이것이 내가 델리에 머물렀던 열흘 간의 하루 일과였다.



::: 내가 너무 좋아했던 가게, 바나나라씨 10루피 :::






#2. 인도여행이란 - 미니양


 인도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날 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긴장이 풀려서였을까? 인도를 떠난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워서였을까? 이유는 알 수가 없지만, 비행기가 뜨고 이륙하면서 본 델리의 밤은 너무 아름다웠다.


 한국에 귀국한 날, 엄마는 나를 보고 왈칵 눈물을 쏟으셨다. 너무 수척해지고 초췌해진 모습을 보니, 안쓰러워 눈물이 났다고 하셨다. 아마 내 인생 가장 성공적인 다이어트였을 만큼 살이 빠져서 그런 것 같았다. 

아빠는 나에게 인도에서 어떤 걸 느끼게 됐냐고 물으셨다. 난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 되었어."라고.


 인도에서 한 달 남짓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인도를 다녀온 이후에 내 삶은 꽤나 많은 부분이 변했다.

이것저것 너무 집착하면서 살지말자고 생각했던 것이 그 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 인생 첫 배낭여행이자, 가장 고생했던 여행이었던 인도여행.

9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나에게 많은 추억과 생각을 안겨주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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