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입구역 <명봉반점>
정말 '처서 매직'이라는 것이 있는 건지 아침, 저녁으로는 덜 더워지긴 했다. 그럼에도 아직 동남아 날씨처럼 시도때도 없이 소나기가 쏟아지곤 한다. 모처럼 친구들을 만나러 건대입구로 가서 오랜만에 양꼬치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건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오면 양꼬치 가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도 명봉반점이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예전에도 가본 적이 있었는데 나쁘지 않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기도 했고, 제일 먼저 눈에 띄어서 선택한 것도 있었다. 가게는 이른 저녁 시간임에도 손님들로 인산인해였다. 혹시 자리가 없는 것은 아닐까 순간 생각했지만 다행이도 자리는 있어서 웨이팅을 하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웨이팅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자리에 앉아 이전 방문 때는 없었던 키오스크로 메뉴들을 훑어보았다. 키오스크가 있어 편리하긴 하지만 서빙 하는 분께서는 주문을 받지 않으니, 사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더 불편해졌을 듯도 하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 양꼬치 2인분과 크림 새우, 그리고 하얼빈 맥주 한 병을 시켰다.
곧이어 양꼬치를 구울 불이 들어오고 양념 된 양꼬치가 나왔다. 처음 먹으러 왔을 땐 양꼬치 양념 맛이 강해서 양고기 맛은 잘 느껴지지 않아서 양고기 입문자나 초보자가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도 양꼬치 맛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가격만 변했다.(1인분 16,000원) 빨간 양념이 묻는 양꼬치를 돌돌 굴려가면서 굽는데, 에어콘이 켜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습하고 더워서 불판 앞에 있으려니 너무 덥다. 그리고 가게 내부에 손님이 많으니 친구들 목소리도 잘 들리지가 않았다.
여유 있게 수다를 떨면서 저녁 식사를 하기엔 메뉴 선택을 잘못한 것이었다. 그래서 후다닥 정신없이 양꼬치를 구워서 먹기만 했다. 그리고 뒤따라 나온 크림 새우. 양꼬치집에서는 늘 꿔바로우를 먹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크림 새우를 주문했는데, 꽤 괜찮았다. (가격은 괜찮지 않았지만. 새우 9마리에 18,000원)
그리고 주문을 하다가 충격적이었던 것이 있었는데, 양꼬치와 먹기 위해 마늘을 주문하려고 하니 생마늘을 추가요금을 받고 내어준다는 것, 고수도 마찬가지. 내가 자주 가는 양꼬치 집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놀랐다. 하지만 양꼬치에 마늘을 먹어본 적이 없다는 친구들을 위해 마늘을 시켜 같이 먹으며 친구들과 맥주 한 잔을 나눴다. 친구들과 수다는 제대로 못 떨었지만 (그래서 식사 후 카페에서 수다를 떨긴 했지만) 오랜만에 양꼬치에 맥주를 한 잔 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양꼬치에 맥주 한 잔이 생각날 때 다시 명봉반점을 찾을 것 같진 않다. 그냥 유명한 프랜차이즈 느낌이랄까? 적당한 맛에 시끄럽고 비싼 편이라 양꼬치가 생각날 때에는 원래 갔던 가게로 가게 될 것 같다. 포털 사이트에서 평점들이 높은 이유가 이과두주나 음료를 주는 리뷰 이벤트 중이라 리뷰들이 좋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었으니 더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