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포르투 <Padaria Molete>
포르투갈에는 작은 카페나 베이커리들이 아주 많다. 에스프레소도 즐겨 마시는 편인데다가 디저트 빵의 종류도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포르투갈에서는 어딜 가나 맛있는 커피와 빵을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포르투갈에 머무는 동안에는 꽤 많은 카페들을 가게 되지만, 그중에서도 북부 도시 '포르투(Porto)'에 갈 때면 꼭 가게 되는 카페가 생겼다.
가게 이름은 <Padaria Molete>. 처음에는 길가에 있는 카페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것을 보고 무작정 들어간 것이었는데, 그 이후 나의 포르투 최애 카페가 되어버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포르투 내에서만 몇 개의 매장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여행자가 가장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은 올리베이라 공원(Jardim Marques de Oliveira) 옆에 위치한 매장이다. 하지만 나의 최애 지점은 에로이스무(Heroísmo)역 바로 앞에 있는 곳이다.
이 가게는 여유롭고 한가한 시간을 보내기에 정말 좋다. 손님들도 끊임없이 드나들지만, 누구 하나 다급하고 바쁜 사람은 없다. 모두들 느긋하게 디저트 한 조각에 커피를 마시거나, 가볍게 식사를 하거나, 빵을 포장해간다. 우리도 대부분 늦은 오후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혹은 카페인을 충전하기 위해 들르곤 했다. 에스프레소 한 잔에 나타(Nata) 한 개를 먹거나, 갈랑(포르투갈 라떼) 한 잔에 버터를 바른 빵 한 개를 먹으면서 가볍게 요기를 하고 쉬기도 하는 것이다. 카페 영업시간은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인데, 주말에는 오전 영업만 한다.
늘 오후에 방문을 하는 편이지만, 근교 여행을 위해 일찍 일어났던 날에는 아침 식사를 위해 찾아가기도 했다. 여기는 오전 시간부터 점심시간까지는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할 때도 있다. 모든 테이블은 가득 차 있었고, 그 와중에 손님들은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이미 익숙한 모양인지 점원들은 미친 듯이 커피를 뽑고 토스트를 만들고 주스를 짜고 있었다. (간단한 빵과 커피를 준비하는 곳은 오픈되어 있다.) 뭐랄까, 바빠 보여서 선뜻 주문하기가 미안해질 정도였다고나 할까? 이른 아침 문을 열기 때문에 아무래도 출근 전 아침을 먹으러 오거나, 출근하고 나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많은 것 같았다.
아침의 전쟁터(?)를 본 후로는 가급적이면 조용한 오후 시간에 찾아가기로 했다. 우리는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고 출근을 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현지인들에게 이른 아침의 <Molete>를 양보하자고 생각했다. 조용하게 보내는 시간이 더 좋으니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아무튼 <Molete>는 언제나 편안한 분위기이다. 빵과 커피 등 전반적인 가격도 아주 저렴한데 거기다 맛있기 때문에 포르투에서 한 달을 지내는 동안에는 여유가 생기면 틈틈이 가게 되었다. 디저트 뿐만 아니라 식사빵도 여러 가지를 구워서 준비해두는 곳이라서, 그 앞을 지날 때마다 며칠 동안 아침에 먹을 빵을 사기도 한다. 만약 한국의 우리 집 앞에 있으면 분명 매일 출근 도장을 찍었을 텐데, 멀어서 자주 가지 못하는 점이 가장 아쉽다.
몇 차례 포르투에도 머물면서, 어쩌다 보니 포르투 내에 있는 <Padaria Molete> 매장들 중 세 군데를 가보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나는 에로이스무 역 앞에 있는 바로 그 가게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캄파냐역에서도 멀지 않으니, 근처를 지나는 여행자라면 커피 한 잔과 빵 한 조각 하기를 추천.
- Padaria Molete Bread&Breakfast
Rua do Heroísmo 205, 4300-259 Porto, 포르투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