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반도마 시장(Feira da Vandoma)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어디에 가든지 벼룩시장 혹은 빈티지 시장을 많이 볼 수 있다. 그중에는 전세계의 여행자들에게 유명한 명소로 자리매김한 곳도 있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일명 '도둑시장'이라고도 불리는 '산타 클라라 시장(Mercado de Santa Clara)'도 그런 곳 중 하나이다. 산타 클라라 시장은 화요일과 토요일에 열리는데, 원래는 현지인들이 이런저런 물건을 들고 나와서 팔기도 하고 필요한 물건을 싸게 사려고 둘러보기도 하는 그런 시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리스본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도 이곳을 찾아와 북새통을 이루기 마련인 곳이 되었다.
포르투갈 제 2의 도시인 '포르투(Porto)'에도 빈티지 시장이 열린다. 비록 리스본 산타 클라라 시장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매주 토요일 오전마다 포르투 시내에서 열리는 한 벼룩시장에도 현지 주민들과 여행자들이 걸음을 옮겨 활기를 더한다. '반도마 시장(Feira da Vandoma)'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벼룩시장은 1970년대 책을 팔고 그 돈으로 옷을 사서 입으려고 모여든 젊은 학생들이 만든 시장이라고 한다.
포르투의 벼룩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하면서 반도마 시장을 찾아가 보았다. 아침잠이 많은 편인 나로서는 이른 오전 일정을 잘 소화하지 못하지만, 벼룩시장을 꼭 보겠다는 다짐으로 토요일 오전부터 시장이 열리는 장소로 향했다. 반도마 시장은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았다. 대로를 끼고 있는 넓은 공터에 시장이 열리는데, 처음 봤을 때는 되려 '응? 이게 시장이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왜 보통 '벼룩시장' 하면 떠오르는 그런 이미지와는 약간 다른 느낌이었던 것이다. 특히 관광명소라기보다는 아직까지는 주로 현지인들이 편안하게 물건을 사고 파는 곳이라는 인상이 훨씬 강했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오히려 이곳에 열린 상점들에서는 소소하지만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땅한 간판이 없는 곳도 많았고, 판매대에 갖춰진 물건들도 집에서 막 가지고 나온 듯한 물건들이 많았던 것이다. 뭔가 '전문적으로 장사를 하겠다.'는 느낌보다는 '안 쓰는 물건을 다른 물건과 바꿔야지.' 하는, 벼룩시장 본래의 뜻에 더욱 충실해 보였다고나 할까? 골동품도 많았고, 낡은 생필품이나 장식품 같은 것들도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이다. 시장을 구경하다가 그늘에 앉아있는 포르투갈 할아버지와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것들을 잔뜩 구경하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다만 문제는 중간에 마땅히 쉴 곳이 없다. 햇빛을 피할 곳도 없어서, 아침부터 햇살이 따가운 더운 계절에는 오랜 시간 머물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잠시 포르투에 방문하는 여행자 입장에서 본다면 아무래도 이 시장은 일부러 찾아가기보다는 근처에 있는 '상 호케 공원(Parque de São Roque)'이나 '이스타디우 두 드라강(Estádio do Dragão)' 등에 갈 때 일정이 괜찮을 때 잠시 들러도 좋을 것 같다.
- Mercado de Santa Clara
Campo de Santa Clara, 1100-472 Lisboa, 포르투갈
- Feira da Vandoma
Av. 25 de Abril, Porto, 포르투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