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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Nov 04. 2024

우리가 아는 그 맛, 짜장면

창동역 <금문>

 짜장면을 좋아하면 아직 어린 거란 말도 있다지만, 이제 더는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짜장면을 좋아한다. 다들 짜장면과 짬뽕을 놓고 고민할 때도 난 한 번도 고민 따윈 한 적 없다.


 저녁 식사를 차려 먹기 귀찮았던 어느 날, 집에 가는 길에 짜장면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창동역 앞에 가끔 가던 식당을 찾아갔는데, 하필 문을 닫은 것이 아닌가. 휴무일에 딱 걸려버렸던 것이다. 어떻게 할까 잠시 생각한 끝에 근처에 있던 다른 중국요리 집을 가보기로 결정! 그래서 근처에 창동역 2번 출구 앞 파리바게뜨 건물 2층에 있는 <금문>에 처음으로 찾아가 보게 되었다.



 그동안 여러 번 지나다녔던 길이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은 없는 건물에 들어섰다. 이미 나는 배도 고프고, 짜장면도 고팠다. 가게의 첫인상은 '누가봐도 중국요리를 파는 곳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분위기는 대체로 깔끔하고, 공간도 널찍한 편이었고, 안쪽에는 홀과 분리된 룸도 있었다. 대충 자리를 잡고 앉아서, 테이블마다 놓여있던 키오스크로 (나의) 짜장면+탕수육 1인세트와 짬뽕을 주문했다.



 탕수육이 귀여운 접시에 먼저 나오고 뒤이어 식사 메뉴 2가지가 나왔다. 짜장면은 우리가 아는 달고 진한 딱 그 짜장면 맛이었다. 뭐, 다른 특별한 걸 기대한 게 아니라 바로 그 짜장맛이 생각나서 간 것이니 딱히 실망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중국집마다 사실 크게 맛이 다른 것도 아니고. 어차피 춘장을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다 같은 제품을 쓴다고 하니, 맛이 유별날 이유도 없고. 짬뽕의 경우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크게 매워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먹다 보니 매운 맛이 꽤 오르는 편이었다. 그래도 마냥 맵기만 한 그런 자극적인 맛은 아니어서 먹기에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귀여운 접시에 맛보기처럼 나왔던 탕수육은 투명한 소스를 부어 나오는, 일명 '부먹스타일'이었다. 전분 튀김옷이 묻어있는 스타일이어서 쫀득한 맛이 나는, 요즘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탕수육이었다.



 배를 채우고 뿌듯하게 가게를 나오는 길에 계산을 하면서 문득, '짜장면이 참 비싸졌구나. 어릴 때에는 그래도 싸게 한 끼 먹을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무튼 가던 가게가 문을 닫아 우연찮게 찾게 된 곳이었지만, 뭐 그래도 나름 그럭저럭 만족한 식당이었다.



- 금문

서울 도봉구 노해로63길 79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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