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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Nov 13. 2024

쌀쌀한 가을 날씨에 몸이 뜨끈뜨끈해졌던 국밥 한 그릇

방학동 <먹보설렁탕순대국>


 주말에 모처럼 나갈 일이 있어 나갔다가 나간 김에 '마트에서 장이나 봐야겠다.' 하고 생각하고 마트를 찾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문을 닫은 상태. 어쩐지 마트 주변에 사람이 없더라. 마트에 간다면서 휴무일 검색따위 해보지 않은 난 아무래도 P가 맞나보다. 아쉬운 마음에 마트를 뒤로 하고 집으로 향하기로 했으나, 바로 집에 가기도 괜히 싫고, 배도 고팠던 참에 뭐라고 먹고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날씨가 흐린 탓인지 따뜻한 국물이 생각 나 국밥 같은 게 땡겨서 찾아보니 멀지 않은 곳에 국밥집 한 군데가 눈에 들어왔다.

 




 <먹보 설렁탕&순대국밥>이라는 가게였는데, 이름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설렁탕이랑 순댓국이 메인인 듯 하다. 그 주변을 몇 번 가본 적이 있었지만 이런 가게가 있는지는 몰랐다. 걷다가 지나쳤다고해도 모를 정도로 작은 규모였으니 어쩌면 모르는게 당연했을지도 모르겠다. 가게는 크지 않았지만 그래도 잘 정돈되어 있었고, 간간히 포장 손님들도 왔다갔다 했다. 아무래도 동네에선 괜찮은 맛집으로 소문이 나 있는 것 같았다. 쌀쌀한 날씨와 잘 어울리는 메뉴들이 있었는데, 같이 간 일행은 순대국밥, 나는 오랜만에 뚝배기불고기를 먹어보기로 했다. 학교 다닐때 학교 앞에서 많이 먹었던 뚝배기불고기 메뉴를 보니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어 고르지 않을 수 없었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니 순대국밥과 뚝배기불고기가 나왔다. 순대국밥은 건더기가 꽤 많이 들어있었고, 유난히 뽀얀 국물이었는데, 식당 직원분이 설렁탕 국물을 육수로 쓴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순댓국과는 다른 육수 맛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뚝배기불고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딱 그 맛 그대로였다. 넓고 얕은 뚝배기에 소고기, 당면 그리고 자작한 국물까지. 나에게는 추억의 맛이라고나 할까? 쌀쌀해진 날씨에 딱 맞는 메뉴들이었다. 배가 고팠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순댓국도, 뚝배기불고기도, 그리고 같이 나온 반찬들도 우리들의 입맛에 잘 맞아서 둘다 맛있게 한 그릇을 하고 나왔다.





 깨끗하게 그릇을 비우고 일어서는 길, 뜨끈뜨끈한 국물을 먹는데도 덥지 않고 좋다고 생각한 것 보니 날씨가 차가워져 오고 있음이 느껴졌다. 가게 밖은 토독토독 가을비가 오고 있었지만 몸이 따뜻해져서인지 싫지가 않았다. (물론 우산이 있어서 더 그랬겠지만.) 다음번에 또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때 또 들러봐야겠다.




- 먹보설렁탕순대국

서울 도봉구 도당로 138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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