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호관>
연말이 되자 친구들이랑 송년회 겸 크리스마스 모임을 겸해서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모처럼 만나는 것이니 와인 한 잔을 하기로 이미 결정한 터라, 일찍 만나 점심식사부터 함께 하기로 했다. 우리 셋이 모이기 편하게 위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잡았다. 그리고 친구가 찾아낸 곳은 <호관>이라는 퓨전 파스타 가게였다. 마침 나도 파스타가 땡기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 가게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콜키지가 프리라는 것! 콜키지가 프리라고 하니 와인을 안 들고 갈 수가 없었다. 오늘 고른 와인은 '브레드 앤 버터 까베르네 소비뇽',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라고 한다. 호불호가 갈리는 후기들 때문에 평소 궁금했던 와인이었는데, '이때다!' 싶어서 마셔보기로 한 것이다.
와인 한 병을 들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5번 출구 맞은편에 있는 <호관>을 찾아갔다. 첫인상은 짙은 블루. 들어서자 차분한 컬러가 만드는 분위기가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해준 것이다. 가게 안은 테이블 5-7개 정도의 크지 않은 규모였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가긴 했지만 마침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메뉴로는 파스타가 주를 이루었고, 함께 먹을 샐러드들이 갖추어져 있었다.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특별 메뉴도 있는 것 같았지만, 우리는 이 집의 대표 메뉴인 뇨끼와 봉골레 파스타, 그리고 리코타 치즈 샐러드를 골랐다. 와인을 마시기 위한 와인잔과 오프너가 먼저 준비되고, 그렇게 와인 한 모금으로 우리의 점심식사가 시작되었다.
'브레드 앤 버터'는 이름에 걸맞게 정말 버터의 풍미가 느껴지는 독특한 느낌이었다. 완전 취저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호(好)에 가까운 와인이었다. 뒤이어 나온 메뉴들은 사진으로 남기기에 좋은(인스타그래머블) 화려한 비주얼의 메뉴들이었다. 비주얼도 좋고 맛도 괜찮았는데, 다만 양이 적어서 다 먹고 나서도 배가 부르지 않았다. 추가 주문을 하려고 했으나 곧 브레이크 타임이라 추가 주문이 불가능하다고 그런다. 라스트 오더 때 미리 알려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과 함께 아쉬운 마음을 안고 가게를 나왔다.
간략하게 총평해보자면, SNS 감성의 비주얼과 괜찮은 맛의 가게여서 좋긴 했으나, 가격 대비 양이 적고 직원 분도 친절한 편은 아니었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가성비도 중요한 나에게는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은 아니었지만, 친구들과 혹은 연인과의 만남 때 무난하게 가기 좋은 식당인 것 같다.
- 호관
서울 중구 퇴계로58길 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