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역 <오카츠 성수본점>
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하다는 성수동. 사실 핫해진 지 조금 되었는데 최근 들어 그 인기가 식지 않고 계속 유지 중인 동네이다. 길거리에는 다들 한껏 차려입은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꽤 많이 볼 수 있다. 제각각 개성 있는 팝업 스토어들이 즐비하고, 주말에는 성수동 거리를 걷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다. 그래서 성수동을 자주 가진 않지만 가끔 친구들을 만나거나 볼 일을 보러 간다. 성수동에서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나의 소울 푸드 돈가스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어릴 적 아빠의 월급날이면 가족외식을 하곤 했는데, 그때 먹었던 메뉴가 돈가스였기 때문이다. 성수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카츠>라는 돈가스 집이 있다. 성수본점이라고 쓰여 있었으니 아마 서울 어딘가에 또 다른 지점이 있는 모양이다. 내가 어릴 적 먹었던 경양식 돈가스와는 거리가 있는 일본식 돈가스이지만, 나에게는 다 맛있는 돈가스이니까.
작은 골목길, 주택을 개조한 건물에 위치한 이 식당은 특이하게 가게로 들어가기 전, 문 앞에서 메뉴를 고르고 결제까지 한 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메뉴는 로스카츠, 히레카츠, 치킨카츠, 카레 등 메뉴의 종류는 단출했는데, '잘하는 메뉴만 팔아요.' 느낌이 들어 오히려 믿음이 갔다. 로스카츠(15,000원)와 히레카츠(16,000원)를 주문하고 가게로 들어서자 커다란 음악소리와 탁 트인 오픈키친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인테리어는 일본에서 볼 법한 심플한 우드 인테리어에 테이블 좌석과 바 좌석이 있어서 누구랑 같이 가도, 혼자 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평일 점심시간 끝자락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는 바 좌석으로 안내를 받았다. 아기자기한 접시에 곁들임 반찬과 돼지고기가 들어간 장국(아마도 돼지고기가 들어간 톤지루인 것 같다.)이 먼저 나오고, 잠시 후 주문한 로스카츠와 히레카츠가 나왔다. 카츠들은 우선 튀김 정도가 좋아 바삭한 느낌이 좋았다. 로스카츠는 기름이 약간 붙어있는 고기였는데, 일본에서 먹은 것에 비하면 비계 부분이 적은 편이었다. 히레카츠는 로스카츠에 비해 붉은기가 살짝 더 돌았고, 부드러운 맛이었다. 소금에 찍어먹고, 와사비를 올려먹고, 소스에 찍어먹고. 다양한 방식으로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나는 소금을 찍어먹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이곳 소스에서는 과일향이 나서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로즈메리가 들어간 기름이 있었는데, 히레카츠에 살짝 뿌려 와사비를 올려 먹는 것도 맛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맛있게 먹었는데, 하필이면 내가 먹은 로스카츠 끝부분이 질긴 부위라서 먹기가 조금 힘들어서 아쉬웠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었지만 맛도 분위기도 괜찮아서 다시 한번쯤 가봐도 좋을 것 같은 가게였다. 성수동에서 돈가스가 생각난다면 <오카츠>에 가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 오카츠 성수본점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39-1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