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역 <명동칼국수>
날씨가 흐렸던 어느 날, 빗방울도 하나 둘씩 떨어지는 날이었다. 여느때와 같이 점심식사로 뭘 먹을까 고민스러운 직장인의 오전, 동료들과 함께 고민을 하다가 날이 흐리니 따뜻한 국물이 생각난다고 했고 그 생각은 꼬리를 물고 '칼국수'라는 종착점에 도달했다. 광화문에 칼국수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은 꽤 많지만 오늘의 픽은 <명동칼국수>였다. 광화문 먹자 골목쪽에 있지 않고 조선일보사 건물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식당이다. 근처 직장인들만 알 수 있는 작은 가게라고 할까? 편하지 않은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마다 가게 앞에 줄을 길게 서는 집이다.
기다리면서까지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이번에 드디어 가보게 됐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다행히 줄은 짧았고 잠깐 기다린 후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가게 내부는 별다른 인테리어랄 것도 없이 테이블과 사람만 가득한 느낌이었다. 칼국수를 비롯해 만둣국, 모밀 등 칼국수집에서 많이 볼만한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의 선택은 칼국수(9,000원)! 웨이팅이 길어서 그런지 기다리는 동안 주문/계산을 먼저하고 자리를 잡았다.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주문한 칼국수를 받을 수 있었다.
같이 간 동료는 만둣국(10,000원)을 주문했는데 만둣국엔 큼지막한 만두 5개가 들어있었고, 칼국수는 탁한 느낌의 국물에 약간 얇은 면이 가득 담겨있었다. 칼국수 면이 얇은 편이라 먹기에 굉장히 편했고, 국물도 적당히 진하고 적당히 가벼워서 후루룩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곁들여먹는 반찬은 김치 한 가지 뿐이었지만 김치가 맛있어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그리고 혹시 양이 부족해서 배가 부르지 않을까봐 작은 공깃밥이 함께 나왔는데, 밥과 김치만 같이 먹어도 충분히 맛이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매우 더워져서 생각나지 않지만, 내가 갔던 날은 날씨가 쌀쌀하고 흐려서 너무 잘 맞았던 메뉴였다. 가볍게 먹을 수 있어 점심시간이 많이 세이브되어서 더 좋았고. 광화문에 칼국수를 먹을 수 있는 집은 많이 있지만 줄이 길지 않으면 다시 먹으러 가도 좋을 식당이었다.
- 명동칼국수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4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