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The Grand Residence Hotel Hakata>
비행기 티켓을 싸게 잡게 되어 후쿠오카 여행이 급작스럽게 결정되었다. 숙소를 예약하려고 하니 이미 많은 숙소들이 예약이 완료된 상태였다. 나는 숙소에 대한 기대치가 크지 않아 비교적 아무 데서나 잘 자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엄마를 모시고 가는 여행이라 도미토리 숙소에 묵을 수도 없었다. 5성급 호텔까지는 아니어도 비즈니스 호텔 정도는 예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후쿠오카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하카타역 일대나 텐진역 일대에 많이 머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근처에는 비싼 호텔들만 방이 남아있어 선뜻 예약하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후쿠오카에는 아주아주 많은 호텔들이 있었고, 도시 자체가 크진 않아서 어디서 호텔을 잡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가격과 위치를 모두 고려해서 내가 선택한 호텔은 <The Grand Residence Hotel Hakata>. 1박에 10만 원 정도에 예약을 했고, 위치는 히가시 히에역에서 도보 5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는데, 후쿠오카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 하카타역까지 지하철 한 정거장이라 위치가 좋았다. 어차피 밤늦게까지 놀게 아니라서 하카타나 텐진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용한 주택가에 호텔 맞은편에는 새로 생긴 맥스밸류 슈퍼마켓이 있었다. (맥스밸류 슈퍼마켓 이외에도 도보 10분 이내에 다른 슈퍼마켓이랑 편의점들도 다 있었다.) 그리고 호텔 1층에는 이자카야가 있고 2층부터 객실이 있는데 호텔이라기보다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레지던스에 가까웠다.
호텔은 사전에 메일로 안내받은 내용에 따라 무인체크인으로 진행되었고 객실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1층 비밀번호를 눌러야 해서 보안이 좋은 편이었다. 우리가 배정받은 8층, 다시 한번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레지던스형 호텔이라 방은 보통 일본의 비즈니스 호텔에 비해서 훨씬 넓었다. 객실로 들어가면 침대와 식탁, 그리고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는 부엌도 마련되어 있었다. 화장실과 욕실은 구분되어 있고, 세탁기까지 구비되어 있어 장기 투숙을 하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객실 밖은 발코니가 있어 아침, 저녁 날씨를 확인하러 나가볼 수 있었다.
고급 호텔이라고 생각하면 실망할 수도 있겠으나, 나에게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객실이 넓어서 엄마랑 둘이 지내기에도 좋았고, 4인용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저녁에 슈퍼마켓에서 장을 본 후 맥주 한 잔을 하기에도 좋았다. 어메니티와 드라이기 등도 다 구비되어 있어 편리했다. 호텔처럼 매일 청소를 해주진 않지만 오래 머무는 것이 아니라서 크게 상관이 없었다. 3박 4일 동안 이 호텔에서 지냈는데 적당히 깨끗하고 적당히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호텔이었다.
- The Grand Residence Hotel Hakata
4 Chome-4-12 Higashihie, Hakata Ward, Fukuoka, 812-0007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