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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아웃 말고 카페에서 마시고 싶었어

광화문역 <벌새>

by 미니고래
출처 : 구글 스트리트 뷰


커피를 하루에 두 잔 이상씩 마시는 나에게 커피가 맛있는 카페야말로 팍팍한 회사생활에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직장인들이 많은 광화문이기 때문에, 맛집도 많지만 상대적으로 맛있는 커피를 파는 카페들도 많이 있다. 친구의 추천으로 가보게 된 카페 <벌새>. 광화문 생활권이 아닌 그녀에게까지 소문이 난 그 카페는 어떤 곳일까 궁금한 마음에 카페를 찾았다. 신문로빌딩이라고 오래된 외관의 빌딩 지하 구석에 조용히 자리 잡은 이곳은 처음 찾아가는 사람에게는 '여기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곳이었다. 나도 이 근처를 많이 지나다녔지만 지하에 이런 카페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만큼 카페가 있을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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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지하를 한 바퀴 빙 도는 동안 오래된 상가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는데, 카페 <벌새> 앞만큼은 사람이 밖에까지 북적거렸다. 카페 공간이 작은 이유도 있었지만 이곳의 커피를 맛보기 위해 기다림을 감수하고라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방문기를 보면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주인장이 골라주는 예쁜 커피 잔에 커피를 마셨다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하지만 난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야 하는 일개미였으므로 테이크아웃으로 이 카페의 커피를 마셔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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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문점답게 메뉴는 원두 산지별로 분류되어 있는 커피 종류가 대부분이었고, 카페 <벌새>의 시그니처 커피는 비엔나커피와 카페오레라고 했다. 그리고 논커피 메뉴는 딱 하나! 크림바나나(6,500원). 난 산미가 있고 과일향이 나는 원두를 좋아하기 때문에 르완다 원두(7,000원)로 골랐다. (커피를 카페에서 마시지 않고 테이크아웃하면 15% 정도 할인이 되는 것 같았다.) 같이 갔던 분들의 음료까지 주문을 하고 밖에 비치되어 있는 의자에서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카페 앞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카페에서 마시고 가려는 사람들이었는지 주문한 커피는 오래 기다리지 않아 받을 수 있었다. 받아 든 커피를 마시는데 향긋하고 상큼한 맛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이 날 날씨가 더워서 사무실에 와서 커피를 마시는데 얼음이 많이 녹아 르완다 원두의 매력을 한껏 느끼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크림바나나를 주문했던 분은 일반적인 크림이랑 달라 인상적이었고 맛있다고 평 했다.) 백수가 되는 날이 오면 평일 오후 여유 있게 앉아서 주인장이 골라주는 커피잔에 다시 마셔보고 싶다.




- 벌새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12 신문로빌딩 지하1층 22~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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