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떡볶이 한 접시에 추억을 떠올리다

부산 해운대 <빨간떡볶이>

by 미니고래

나에게 떡볶이가 소울푸드인 것은 어릴 적부터 많이 먹었던 음식이기 때문일 것이다. 경상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내 추억 속 떡볶이는 쌀떡에 꾸덕꾸덕한 양념이 묻은 빨간 떡볶이이다. 요즘 떡볶이의 종류가 워낙 많아서 꼭 경상도에 가지 않아도 좋아하는 스타일의 떡볶이를 찾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부산에 간 김에 어릴 적 먹었던 떡볶이의 맛을 찾아가 보고 싶었다. 부산에는 몇 대 떡볶이다 하는 유명한 떡볶이집들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곳들이 아닌 다른 곳을 가보기로 했다. 부산에서의 일정이 해운대였기 때문에 해운대 근처 떡볶이 맛집을 찾다가 알게 된 <빨간떡볶이>. 넷플이나 유튜브에서 이미 소개가 된 곳이라 더 이상 숨은 맛집이라고 하기엔 어려웠지만 떡볶이 사진을 보고 나니 도저히 찾아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KakaoTalk_20250914_212122522.jpg
KakaoTalk_20250914_212122522_01.jpg
KakaoTalk_20250914_212122522_03.jpg
KakaoTalk_20250914_212122522_05.jpg
KakaoTalk_20250914_212122522_02.jpg


평일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 2-3시쯤 찾아간 <빨간떡볶이>는 해운대 버스정류소 뒤쪽에 있었다. 떡볶이를 주문하는 곳과 먹는 곳이 따로 떨어져 있었는데, 아마 유명해지면서 뒷상가를 새로 얻은 게 아닐까 싶었다. 건물 앞쪽에서 주문, 결제(카드, 계좌이체, 현금 모두 OK!)를 하고 뒤편에서 음식을 받아서 따로 마련된 공간이나 야외공간에서 먹는 방식인데, 비가 와서 그런지 평일이라 그런지 내가 갔을 때에는 줄이 짧지 않고, 타이밍이 잘 맞아 오래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가 있었다. (여느 유튜브에 의하면 오픈런을 해야 한다고 한다.)


KakaoTalk_20250914_212122522_10.jpg
KakaoTalk_20250914_212122522_08.jpg
KakaoTalk_20250914_212122522_07.jpg


떡볶이 1인분(3,500원), 순대 1인분(4,500원), 오뎅 1개(1,000원)를 주문하면 은색 쟁반에 담아주시는데, 빠알간 떡볶이의 비주얼이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떡볶이를 한 입 베어 물었는데, 내가 어릴 적 학교 앞에서 사 먹었던 바로 그 맛이었다. 새빨갛지만 그렇게까지 맵진 않고 적당히 맵고 단 꾸덕꾸덕한 그런 떡볶이. 여기 떡볶이가 누구에게나 맛있는 맛이었는지 나의 추억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배가 고프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손을 멈추기가 힘들었다. 순대는 우리가 아는 그 순대 맛인데 내장을 먹어보니 신선한 것 같았고, 같이 갔던 서울 친구들은 순대 옆 막장에 놀랐지만 나에게는 익숙한 페어링이었다. 떡볶이를 다 먹고 그냥 돌아설 수 없어서 결국 다시 줄을 서서 1인분을 포장했다. 포장한 떡볶이를 집에서 데워먹으며 다시 한번 어릴 적 추억에 잠겼다.




- 빨간떡볶이

부산 해운대구 우동1로20번길 74 우일종합시장 1층 2~3호




다운로드.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