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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원스톱 쇼핑하기

케냐 나이로비 <스피너즈 웨브 케냐 로트>

by 미니고래

아프리카 여행을 왔으니 아프리카스러운(?) 기념품을 하나 정도는 가지고 싶었다. 사실 'OO 스럽다'라는 말은 무언가를 단정 짓는 것 같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막연한 아프리카의 이미지를 닮은 뭔가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이다.


보통 나이로비에서 기념품을 구매할 때에는 중심업무지구에 있는 <시티마켓(City Market)>에 주로 가게 된다. 이곳은 외관부터 알록달록해서 관광객의 눈을 끌기에 적합하고 거기에 위치도 시내중심가라서 접근성도 좋기 때문이다. 아니면 중심업무지구 쪽에 있는 <마사이 마켓>에서 기념품을 구경하기도 한다.(이건 요일별로 열리는 장소가 약간씩 위치가 바뀐다고 한다.)


시티마켓
웨스트랜드 마켓


그리고 웨스트랜드 쪽으로 가면 초록, 노란색이 인상적인 <웨스트랜드 마켓(Westlands Market)>이라는 건물도 있다. 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위쪽에 작은 기념품 점포들이 모여있어서 둘러보며 구경도 하고 마음에 드는 수공예품 등을 구매할 수도 있다. 다만 지금 소개한 세 곳은 호객 행위도 있고 저렴하게 기념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금액을 흥정해야 해서, 조용하고 느긋하게 구경을 하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흥정만 잘하면 저렴하게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한 장점이어서, 성향만 맞다면 구경을 겸해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나도 처음에는 여행 막바지 즈음에 이곳들을 방문해서 마음에 드는 기념품을 구경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나이로비에서 지내다 보니 조용하게 쇼핑하기에 더 적합한 곳을 찾아서 가게 되었다. 바로 <스피너즈 웨브 케냐 로트(Spinners Web Kenya Ltd)>라고 하는 가게였다.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이 가게는 마치 기념품 쇼핑몰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현지의 전통 수공예품이나 기념품을 흥정이나 호객행위 없이 조용하게 둘러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여기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다만 위치가 다소 외곽 쪽이라서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우버나 볼트를 타고 가면 그리 멀지 않다.



볼트를 잡아 타고 도착한 가게는 저택들 사이에 있었는데, 모르고 지나갔다면 그냥 누군가의 집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칠 것 같은 외관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입구에서부터 내 눈을 잡아끄는 기념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하나의 방마다 섹션을 만들어서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 구조였는데, 바깥에서 볼 때와는 다르게 안쪽으로는 경사면을 따라서 꽤 넓게 공간이 이어져 있어서 정말 많은 종류의 기념품과 소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덕분에 마치 개미지옥에 빠진 것처럼 점점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며 한참을 구경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고 써 있어서 아쉽게도 여기에 소개할 수는 없지만, 패브릭부터 소품, 그림, 가구까지 정말 다양한 제품들이 구비되어 있었다. 기념품이 뭐가 있나 가벼운 마음으로 구경을 하러 들어갔다가 나중에는 이성의 끈을 간신히 붙들고 지름신의 강림을 막아야만 했다.



하나만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결국 내 머릿속에 그려진 아프리카의 이미지가 담긴 기념품들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계산대를 지나게 되었다. 만약 <시티마켓>이나 <마사이마켓>에 갔다면 흥정을 얼마나 해서 저렴하게 살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정찰제 가격으로도 비싸지 않은 것들도 많아서 그다지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쇼핑을 마치고 가게 안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아메리카노 더블 250실링, 하우스커피 싱글 190실링, 호박파이 290실링)를 먹으며 여유로운 시간도 보낼 수 있었다. 커피가 아주 맛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카페 분위기도 조용하고 편안한 데다 주변으로 보이는 풍경도 아름답고 더구나 직원들도 매우 친절하고 인상이 좋아서 정말이지 편하게 앉아있을 수 있었다. 특히 커피를 가져다준 카페 직원은 나에게 케냐는 어떠냐면서, 이곳 케냐에 대한 인상이 부디 좋게 남길 바란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여행자에게 어떤 나라에 대해 좋은 인상이 남게 되려면, 아무래도 그 나라에 있는 사람, 그리고 그곳에서 경험했던 행복한 시간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피너즈 웨브 케냐 로트>에 방문했던 그 날은, 나에게 케냐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나이로비에서 기념품을 사기에 적합한 곳


- 스피너즈 웨브 케냐 로트(Spinners Web Kenya Ltd)

1.3A, 1.3A Kitisuru Rd, Nairobi, 케냐


구매목록

- 마사이족 모형 425실링

- 패브릭 식사매트 257실링

- 목각가면 850실링

- 수공예 컵 코스터 340실링



- 시티마켓(City Market)

Muindi Mbingu St, Starehe 케냐


- 마사이마켓(Maasai Market)

Supreme Court, Nairobi, 케냐


-웨스트랜드 마켓(Westlands Market)

PRP3+P75, Woodvale Grove, Nairobi, 케냐


- 아마니 야 주 (Amani ya Juu)

Ring Rd, Nairobi, 케냐

→ 추후 따로 포스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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