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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투어 없는 아프리카 여행

마사이 마라 사파리 투어

by 미니고래

처음 케냐에 가기로 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사파리를 예약하는 일이었다. 큰 맘 먹고 무려 아프리카에 갔으니 초원에서 뛰노는 동물들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 TV에서 보던 '동물의 왕국'의 어느 한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상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다. 일단은 탄자니아에 있는 세렝게티 국립공원 대신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으로 행선지를 정하고는 이런저런 정보들을 찾아보았다.


정보를 찾다 보니 우선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여행사 두 곳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빅타임 여행사(https://bigtimesafaris.co.ke/kenya-short-safaris/3-day-masai-mara)이고, 다른 하나는 블루 마운틴 여행사(https://bluemountaintrekking.com/trip/3-days-masai-mara-kenya-safari)였다. 예전에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를 보면 당시에는 한국인 할인으로 2박 3일 마사이마라 사파리를 1인당 250달러에 해준다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이메일을 보내 견적을 받아보니, 1인당 500달러가 넘는 가격을 보내왔다.(한국인이라고 말을 안 해서 그런가?) 추가로 찾다 보니 사파리 부킹닷컴(https://www.safaribookings.com)이라는 사이트에서도 견적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는 원하는 컨디션을 선택해서 마음에 드는 여행사에 견적요청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가장 최저 컨디션으로 견적을 받았는데도 1인당 425달러. 음, 생각보다 비싸서 미리 예약하기보다는 현지에 가서 상황을 다시 보기로 했다.


주변 지인들은 사파리 투어 예약도 없이 무작정 나이로비로 갔다가 정작 동물들을 보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을 했지만, 뭐 아무래도 나이로비에는 여행사들이 널려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그냥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이로비에 도착을 하니 예상대로 현지 여행사들이 꽤 많이 있었다. 특히 외국인만 보면 길거리에서 말을 거는 사람들도 대부분 여행사 직원이나 중개인들이었다. 덕분에 '돈이 문제지 사파리 투어를 하지 못할 일은 없겠구나.' 생각하며 나이로비에 적응을 해갈 수 있었다.


나이로비에 머무는 시간이 짧지는 않아 사파리 투어를 다녀올 여유는 있었지만, 정작 머물다 보니 그 생각이 점점 바뀌게 되었다. 특히 누군가가 쓴 글을 보게 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글의 내용은 줄지어 쫓아다니는 사파리 차량들로 인해 시달리는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글을 다 읽고 나서 '사파리 투어는 동물원 대신에 동물들이 있는 곳에 가서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본다고 생각을 하지만, 동물들에게도 진짜 그런 걸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케냐에 왔다고 꼭 사파리 투어를 해야 할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사파리투어를 위해 한국에서 달러까지 환전해서 준비해 갔지만, 그래서 결국 나는 마사이마라 사파리 투어를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케냐까지 가서 사파리 투어도 안 하고 뭐 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겠다 싶지만, 이것 또한 나의 여행이고 나의 결정이니까. 마사이마라 투어나 세렝게티 사파리 투어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그래도 동물들은 보고 싶으니까 먼 발치서 초식동물들을 보러 가보는 것으로 결정!


초식동물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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