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칸야콘 하우스(Kanyakorn House)>
이번에 카오산로드에서 잡은 숙소는 <칸야콘 하우스(Kanyakorn House)>라는 곳이었다. 여기는 전번에 묵었던 카오산로드 근처 숙소는 이미 풀부킹이라 다른 곳을 찾던 차에 발견한 곳이었다. 일단 카오산로드 한복판은 아니어서 시끄럽지 않을 것 같았고, 위치 상 여기저기 걸어 다니기에도 편할 것 같아 선택한 곳이다. 특히 가격도 저렴해서 부담스럽지 않았고.
처음 숙소를 찾아갈 때는 좀 고생했다. 케냐에서 긴 비행 끝에 방콕에 도착해서 지도를 보면서 주소에 있는 숙소를 찾아갔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호텔 이름이 보이지를 않는 것이다. 두리번두리번거리던 차에 혹시 골목 안쪽인가 싶어서 들어갔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마침 지나가던 행인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뭔 한국의 옛날 가정집 같은 작은 대문을 가리켰다. 자세히 보니 작은 글씨로, <칸야콘 하우스>라고 쓰여 있는 것이 아닌가.(나중에 보니 대문 위에 걸어놓은 작은 현수막에도 쓰여 있기도 했지만, 늘어지고 구겨져 있어서 그마저도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긴 비행과 더위에 지친 채로 숙소에 들어섰다. 그런데 이번엔 프론트에 아무도 없다. 큰 소리로 불러도, 프론트에 있는 벨을 눌러봐도, 전화를 해봐도 소용이 없었다. 물론 체크인 시각이 아직 좀 남았기 때문이었기도 했겠지만, 그래도 일단 무거운 짐을 맡기고 밥이라도 먹으러 가고 싶은 마음에 더욱 지치는 것 같았다. 일단은 무작정 기다렸다. 하지만 계속 기다려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숙소 앞으로 나와서 근처를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마침 옆에 있던 카페를 보니 숙소랑 이름이 같은 것 아닌가. 들어가서 문의를 했더니 카페 직원이 숙소로 함께 와서는 안쪽으로 들어가 불러내줘서 겨우 숙소 직원을 만날 수 있었다.
숙소 직원(아마도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이 아직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았음에도 바로 우리를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꼭대기층에 있던 여러 개의 방 중 하나였다. 그런데 아담한 이 방은 나를 옛 향수에 젖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주 예전에 카오산로드에서 베짱이 생활을 즐길 때 지냈던 그때의 이 동네 방들과 딱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침대가 전부인 작은 방과 익숙한 해묵은 인테리어(?), 그리고 작은 욕실. 심지어 그 당시에나 볼 수 있었던, 방을 잠그는 자물쇠까지. 방을 보자마자 괜스레 반가운 마음이 들어 배시시 웃음이 났다. 아마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 허름한 숙소일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카오산로드에는 좋은 시설의 호텔들이 많지 않고 대신 이런 소박한 숙소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급호텔들도 들어서고 여행자 숙소도 시설이 깔끔한 곳이 많아졌다. 덕분에 예산에 따라 다양하게 숙소를 고를 수 있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깨끗하고 비싼 호텔이 당연히 좋겠지만, 나에게는 이 정도라도 충분했다. 이곳에서 며칠 동안 머물며 오랜만에 카오산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칸야콘 하우스(Kanyakorn House)
335 Phra Sumen Rd, Wat Bowon Niwet, Phra Nakhon, Bangkok 10200 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