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바이러스 감염자의 인터뷰

::: 미니양으로부터 :::

by 미니고래

옛날 블로그를 뒤적거리다 발견한 여행사이트에서 진행했던 온라인 인터뷰. 한참 여행카운셀러 활동을 할 때라 여행바이러스 감염자라는 호칭을 붙여주셨다. 이 인터뷰 덕분에 나의 여행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고, 떠올려보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여행 바이러스를 간직한 여행자 미니님

국경 폐쇄시간을 30분 남겨두고 아슬아슬 라오스 국경을 넘어서 만난 건 태국 변태?!!

나까지도 훌쩍 떠나고 싶게 만들었던(쿨럭...) 여행 바이러스 감염자 미니님과의 인터뷰!



여행을 떠나는 데 필요한 건? 용기

먼저, 스투비플래너에 소개해 주신 여행기가 굉장히 많다. 또 모두 중장기로 다녀온 여행이다. 꾸준히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건가? 나도 좀 알려 달라.


: 직업이 프리랜서로도 할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고, 계약직으로 일하고 여행을 떠났다가 다시 일자리를 구하는 그런 식이다. 친구들은 직장에 신에 나오는 미스 김 같다고도 한다. 하하


아.. 능력이 있어야 되는구나. 자, 난 눈물 좀 닦고..

: 음.. 중장기 여행을 꾸준히 다니는 비결이라면 그냥 현실을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용기 덕분인 것 같다.

(스투비플래너 대표님, 전 오늘 용기를 얻었습니다! 아.. 안녕히....)


여행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텐데.. 로또....?

: 우선 한국에서 생활할 때 비용을 최소화한다. 화장도 안하는데다가 명품이나 액세서리 같은데도 관심이 없어서 돈이 많이 절약 된다. 돈 쓸 일을 안 만든다고 할까..? 또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그렇듯 여행을 떠나서 여행경비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많은 여행을 하며 사람도 참 많이 만났겠다. 특히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다면?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그 라던가.

: 음.. 역시 라오스에서 만난 스님이 떠오른다. 보통은 여행자들끼리 만나게 되는데, 루앙프라방 푸씨산 꼭대기에서 스님이랑 친구가 되었다. 한국에 와서도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연락을 했다. 근데 연락한지 1년 정도 지나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그 사이 한국어 공부를 해서 더듬더듬 한국말을 하더라. 너무 고맙고 반가웠다.


(그..는 맞구나..)






세 여자의 좌충우돌 27시간 이동기


뭐랄까 ‘여행이 대체로 남성적이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도 도전을 좋아하나?

: 여행이 남성적인가? 낯선 곳이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별로 두려워하지는 않는 편이다. 어디다 놔둬도 '여기도 다 사람 사는 곳이니까 비슷할 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다닌다.



7640d17e9f68a932bc227b050272a2d6.jpg?type=w3 <우유니 사막>



d93c37c0a036cb834d815c2dbedb75e6.jpg?type=w3 <이과수 폭포>



<탈린에서 중세를 만나다>



<마추픽추>



그 중에서 가장 황당했던 경험은?

: 여행사의 사기행각으로 인해 나섰던 라오스 시판돈에서 태국 방콕까지의 좌충우돌 이동!

아침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27시간의 이동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어버렸다.


(초롱초롱)자세한 얘기가 듣고 싶다.

: 작년 봄에 라오스 남부에 갔다가 방콕으로 돌아올 때 여행사를 통해 버스를 예약했다. 돈까지 전부 지불했는데, 여행사에서 버스를 예약해놓지 않았더라. 서로 책임을 미루기만 하고, 결국 빡세 버스터미널에 버리고 그냥 가버렸다.


너무해!

라오스 여행 내내 같이 다닌 프랑스 친구, 그리고 같은 여행사에서 버스를 예약했던 벨기에 친구와 무작정 방콕으로 넘어가기로 했다. 셋 다 돌아갈 날짜가 임박해서 그 날 꼭 방콕으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었거든. 빡세에 있는 여행사를 다시 찾아가 돈을 환불받고, 여행사 버스로 라오스 국경까지 가기로 했다.

라오스 돈이 없어서 히치하이킹으로 트럭 뒤에 타고가게 됐는데, 하필이면 물 축제 기간이었다. 트럭 뒤에 있는 우리에게 현지인들은 신나서 물을 뿌려대고, 현지인들은 축제라 신났지만, 방콕으로 갈 길 막막한 우리 셋은 물벼락을 맞으면서 정말 울고 싶었다.

이게 물인지 눈물인지.. 싶었겠다.

홀딱 젖어 도착한 여행사에서 여행사 직원과 한참 입씨름을 하다가 어느 정도 돈을 환불받고, 여행사 버스로 라오스 국경에 도착했다. 국경 도착시간은 국경 폐쇄시간을 30분 남겨둔 상황. 아슬아슬하게 국경을 넘었다.

영화 같은 상황이다.

그리고 캄캄해진 태국 땅에 도착해서 무작정 택시를 잡아탔다. 근데 택시기사가 변태였다!

(헉!!)


운전하면서 앞에 탄 벨기에 친구 몸을 자꾸 만지더라. 중간에 내릴 때도 없고, 택시기사와 싸우면서 우본에 도착했다. 바로 방콕 가는 야간버스나 야간기차를 타려했지만, 다들 이미 끊긴 상태라는 말만 하더라. 안되겠다 싶어서 셋이 직접 터미널로 갔는데 그곳에서 친절한 태국 현지인을 만나 그녀가 태워주는 차를 타고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터미널까지 차를 태워다주면서 버스회사마다 직접 가서 버스가 있나 알아봐줬다. 그렇지만 여러 군데를 알아봐도 버스는 끊겼거나, 만석이더라. 포기하고 터미널에서 노숙할 작정을 하고, 마지막 남은 버스회사에서 물어봤는데, 버스는 다르지만 딱 3자리 남았다고. 그 때 얼싸안고 셋이서 얼마나 기뻐했던지.. 그 친구들과 헤어질 시간이 왔는데, 눈물이 날 뻔했다. 셋이 포옹을 하고 눈시울을 붉히며, 서로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작별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C6%F7%B8%A3%C5%F5.jpg?type=w3 <포르투>



%B7%D0%B4%D9.jpg?type=w3 <론다>




%BC%BC%BA%F1%BE%DF.jpg?type=w3 <세비야>



%BF%A1%BD%BA%C5%E4%B4%CF%BE%C6_%C5%BB%B8%B0%C0%C7_%B8%B6%C4%CF.jpg?type=w3 <탈린의 중세마켓>





여행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 직업이 바뀐 거. 좋아하는 걸 버리고 현실을 쫓아서 안정적인 대기업에 들어갔었다. 근데 그게 나에게 맞지 않더라.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처음으로 혼자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직업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 마침 그 당시 연애도 끝이 나서 모든 걸 버리고 떠날 수 있었다. 덕분에 여행 첫 도시였던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앞에서 막 울어버렸다. 세상은 이렇게 넓은데 난 뭘 하고 살았던 걸까 싶고, 이 세상에 나만 혼자인 것 같고, 이제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여행을 다니다보니, 생각도 정리되고 다시 일어설 용기가 생겼다. 그 여행을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서 원래 하고 싶던 일을 하기로 결심했고, 그 결과 지금은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있다. 물론, 지금 생활에 만족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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