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대한 추억

::: 미니양으로부터 :::

by 미니고래

왜 그렇게 눈물이 났을까?

공연이 시작되고, 처음 피아노 선율이 울리기 시작할때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피아노 선율이 아름다웠기 때문일까? 아니면 쿠바에서의 짧은 기억들이 되살아나서일까? 알 수 없는 눈물이 흘렀다. 이러다 말겠지 했지만, 몇 곡의 노래가 흐르는 동안에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의 보컬인 오마라 파르투온두가 등장하자,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흐르고 흘렀다.


내가 쿠바에 갔을 때가 벌써 3년 전. 2013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쿠바를 찾았다. 길지 않은 남미여행에서 무리하게라도 넣었던 쿠바일정이었다. 사실 루트자체가 쿠바에 들르기에는 비효율적이라, 항공 마일리지를 몽땅 털어 칠레-쿠바 구간 항공권을 예매해서 다녀왔다.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쿠바를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다. 왜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쿠바에 가보고 싶었냐고 하면... 글쎄. 그냥 가보고 싶었다.


쿠바에서의 열흘은 다른 곳에서의 일과와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느즈막히 일어나 그냥 걷고 또 걸으면서 내 두 발로 쿠바를 기억하는 것 뿐이었다. 걷다 지치면 쉬었다 다시 걷고, 길거리 음식과 맥주로 다시 힘을 냈었다. 그렇게 걸으며 만난 쿠바는 이상할만큼 마음이 많이 끌렸다. 짧은 열흘 동안 만난 쿠바 사람들과의 시간이 재미있기도 했고, 유난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도 많이 있었다. 사실 그 에피소드들이 모두 다 좋았던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닌데도, 모두 소소하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짧은 여행을 끝내고 쿠바를 떠나는 공항에서 눈물이 살짝 날만큼 난 쿠바를 떠나기가 참 많이 아쉬웠다. 그 비슷한 시기에 쿠바에 갔던 친구에게는 안좋은 일들만 많았던 쿠바여행이라 기억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여행은 항상 상대적이고, 개인적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 그저 멍하게 앉아있어도 좋았던 말레꼰 :::



그렇게 행복한 감정이 들었던 쿠바에서의 시간이 다시 떠올려지면서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공연은 더욱더 감동적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오마라의 노래를 직접 듣고, 직접 볼 수 있어서 행복했지만, 내가 봤던 동영상이나 영화에서의 모습보다 훨씬 많이 늙어버린 그녀의 모습이 슬프기도 했다. 내가 봤던 영화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속 그녀의 모습과는 다르게, 그녀는 이미 제대로 서서 노래를 할 수 없을만큼의 나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만큼은 17년 전 그 목소리 그대로였다. 그녀의 노래에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흥겨움에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기도 하면서 공연을 즐겼다. 약 2시간의 공연내내 행복하고 감동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다시 그녀의 노래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는 없겠지만, 그녀가 불러준 노래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타이틀 사진출처 : http://www.privatecur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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