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니양으로부터 :::
나에게는 두 가지 모습이 있는 것 같다.
현실용 나와 생겨먹은 나.
현실용 나는 바쁘고, 정신없는 모습이다.
아침에 알람소리에 겨우 눈을 떠 매일 타는 아침 지하철을 타고, 매일 걷는 길을 걸어 사무실로 향한다. 매일 같은 지하철을 타지만 사무실에 도착하는 시간은 다른 이상한 그런 아침 시간을 보낸다. 10시 출근이라 여유있겠다고 말하지만, 나에게 오전 10시는 새벽이나 다름 없는 시간이라 큰 베네핏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사무실에 앉아서 작업을 하기 위해 마우스를 잡는다. 아직 깨어있지 않은 머리를 위해 아메리카노로 열심히 깨워본다. 하지만 쉬이 깨지 않고, 떠오르지 않는 아이디어를 쥐어 짜본다. 그렇게 몽롱한 상태에서 점심시간을 맞이한다. 10시 출근이라 12시가 되어도 배는 아직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입 속으로 밥을 우겨넣는다.
그리고 시작된 오후시간.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잠이 깬다. 일을 좀 해보자는 생각으로 슬슬 집중하기 시작. 하지만 이내 회의가 잡히고, 잡다한 일들로 작업진도는 나가지 않는다. 결국 퇴근시간이 다 되어가는 5시 이후부터 집중하기 시작;;; 그 때부터 없던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또다시 야간작업. 거의 이런 싸이클로 현실의 나는 매일을 살고 있다.
하지만 원래 생겨먹은 나는 여행을 떠나보면 제대로 마주할 수 있다.
여행을 떠나있는 동안은 원래의 내 모습처럼 여유롭고 느긋하게 멋대로의 모습으로 지낸다. 물론 낯선 곳에서의 생활이기에 예민함도 동반된다. 꼭 해야하는 것도, 꼭 언제까지 가야하는 곳도 없는 그냥 발길 닿는대로, 마음가는대로 그런 모습으로 여행지에서의 하루하루를 보탠다.
여행지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기상시간부터가 다르다. 사무실에 있어야할 시간에 눈을 떠 여유를 즐겨본다. 오늘은 뭐하지? 라는 생각으로 잠시 사색(?)의 시간을 보내다 이내 옷을 주워입고 밖으로 나가본다. 동네 식당에서 밥을 먹고 발길 닿는대로 걷는다. 그러다 커피를 한 잔 하기도, 카페에서 책을 읽기도, 그것도 귀찮으면 숙소에 들어가 하루종일 쉬기도 한다. 여행용 나는 밥을 먹고 싶을때, 쉬고 싶을때, 스케줄도 내 마음대로이다. 정해진 시간과 스케줄없이 자유롭게 지낸다.
난 어릴적부터 유난히도 규칙을 지키고, 정해진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했다. 시간을 정해놓고 무언가를 하는 것 또한 너무나도 싫어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직장인의 신분으로 살아갈때는 확실히 다르다. 시간은 꼭 지키려하고, 정해진 나름의 계획대로 일하려 한다. 생겨먹은 나와 사회화된 나의 모습 속에서 힘들때가 많다. 도대체 나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 생각할 때도 있고, 어떤 모습으로 사는 것이 좋을까 고민할 때도 있다. 지금까지는 생겨먹은 나의 모습으로 살아왔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이래저래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그나저나 요즘 비행기 티켓 특가메일은 계속 날라오고, 마음은 들썩들썩한데... 다시 질러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