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자카르타 구간 <타이 라이온 에어> 탑승기
방콕 여행 도중에 자카르타에 훌쩍 다녀오기로 하고는 순식간에 비행기표를 끊어버렸는데, 사실은 그 직후에 약간은 후회가 들기도 했다. 남은 기간이 그렇게 긴 것도 아닌데 그냥 방콕에서 느긋하게 지내도 될 것을 무슨 욕심이 생겨 자카르타까지 다녀오기로 했는지 나도 참. 비행기 특가의 달콤한 유혹에 홀랑 넘어가 버렸구나 하는 그런 후회였다. 방콕에서 자카르타까지 다녀오는 비행편은 '타이 라이온 에어(Thai Lion Air)'였다. 가격은 왕복에 약 13만 원 정도로, 서울에서 제주도에 다녀오는 비용보다도 저렴할 정도였으니 유혹을 떨쳐내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대충 알아보니 방콕-자카르타를 왕복하는 저가항공사(LCC) 기준 평균 가격대는 약 20-30만 원 정도라고 하니, 유난히 저렴한 가격이기도 했다. (공홈에서 예약)
https://www.lionairthai.com/en/
그런데 비행기 티켓을 이미 끊고 나서 알게 된 몇 가지 사실이 나를 고민스럽게 만들었다. 일단 '타이 라이온 에어'가 대체로 악평 투성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라이온 에어(Lion Ari)'가 2018년에 추락사고가 일어났던 항공사라는 점도 그랬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느라 정말 여러 항공사의 온갖 비행기를 수없이 탔지만, 이번만큼은 어쩐지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평소 인도네시아라는 나라도 궁금했던 참이니 짧은 여행으로 가보자고 스스로를 위로해보았다. 게다가 '라이온 에어'랑 '타이 라이온 에어'는 나름 별개의 항공사이니 다를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타이 라이온 에어'는 2013년에 설립한 태국의 저가 항공사이고, 인도네시아의 저가 항공사인 '라이온 에어'의 자회사에 해당된다고 한다.)
자카르타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을 했다. 악평 일색이었던 후기가 무색하게 비행기는 승객으로 가득했다. 내부는 여태껏 탔던 어떤 비행기보다도 낡은 모습이었지만, '저렴하니까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과 함께 안전하게 자카르타에 도착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단거리 비행이라 좌석은 3X3 배열이었고 좌석 간격은 여느 저가 항공사들이 그렇듯 다소 좁은 편이었다. LCC들이 보통 그러하듯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료와 간식도 따로 주문할 수 있었다. 사실 돈므앙 공항에서 깊은 밤에 출발해서 자카르타에는 이른 아침 도착하는 스케줄이라 이륙하자마자 곧장 잠이 들어서, 사실 비행기의 시설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방콕 돈므앙에서 출발한 지 3시간 30분 후, 나는 무사히 자카르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괜히 탑승해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의 몇몇 평가들만 보고 괜히 혼자 불안해 했던 것 같다. 결론적으로 별다른 불편 없이 방콕과 자카르타 사이를 '타이 라이온 에어'를 타고 오갔다. 유럽에서 저가항공을 워낙 많이 이용해 봐서 그런지 아니면 애초부터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몰라도, LCC인만큼 그냥 무난했다는 느낌. 물론 돈을 많이 지불했다면 너무 별로라고 생각했겠지만, 왕복 13만 원이었으니까 좀더 너그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쓸데없는 불안감 때문에 자카르타에 가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나는 그 때 가지 않았던 것에 대해 상당히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