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카페 바타비아(Cafe Batavia)>
보통 한 나라의 수도라면 여행자에게 매력적인 방문지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는 수도 치고는 볼 것이 별로 없다는 평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인도네시아를 여행한다고 하면, 보통은 발리나 족자카르타 쪽을 다녀오는 경우가 많다. 자카르타의 어느 로컬식당에서 만난 현지인도 여기보다는 그쪽이 더 좋다는 말을 해주는 것을 보면 정말인가 싶기도 하다. 현지인에게도 그곳은 '특색없는 그냥 대도시'인 모양이다.
하지만 자카르타에도 여행자에게 매력적인 장소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코타 투아(Kota Tua) 지역에 있는 <카페 바타비아(Cafe Batavia)>이다. 코타 투아는 인도네시아어로 "오래된 도시(Old Town)"라는 의미로,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 세워진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지역이다. '바타비아'도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이 지역의 옛 이름이다.
<카페 바타비아>는 식민지 시절이었던 1830년대에 지어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고위직 숙소와 행정사무실로 쓰였던 건물로, 자카르타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널따란 파타힐라(Fatahillah) 광장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기에도 어렵지 않다. 카페는 자바 티크 나무와 유리창을 사용해서 19세기 유럽풍 스타일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내부에는 긴 역사를 보여주는 수많은 액자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카페 1층에서는 라이브 공연도 열리는 모양인지 무대가 준비되어 있고, 흡연이 가능했다. 2층은 탁 트인 공간으로 금연구역이었다.
우리는 친절한 직원의 안내로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저녁이나 주말처럼 사람이 많을 때에는 창가 자리에 앉으려면 이런저런 음식을 주문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사람이 거의 없는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간단히 음료만 주문했는데도 창가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카페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는데, 정말 공간이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식간에 1800년대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카페 바타비아>에는 인도네시아 전통음식을 비롯해서 커피를 비롯한 음료까지 다양한 메뉴들이 준비되어 있어서, 카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레스토랑의 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다.
우리는 식사를 마친 후였기 때문에 간단하게 커피를 마셨다. 카푸치노와 인도네시아 전통커피를 주문했는데, 가격대는 각각 60,000루피아, 65,000루피아로 인도네시아 물가에 비해 꽤 비쌌다. 거기에다 세금까지 따로 붙어서 커피 두 잔의 가격은 약 150,000루피아(우리 돈 약 13,000원)였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분위기가 좋은 카페라면 그 정도 가격이니 비싸서 결코 못 마실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요리의 가격대는 약 80,000~ 300,000루피아 사이이고, 시그니처 메뉴는 나시 고랭 바타비아, 비프 렌당 등이 있다. 아래 홈페이지 참고)
주문한 커피는 '되게 맛있다.' 까지는 아니었고, 평범한 맛이었다. 하지만 커피맛의 평범함은 카페의 분위기가 전부 다 상쇄해 주었다. 자카르타에 관광지가 없다고들 하지만, 이 카페 한 군데를 가본 것만으로도 충분할 만큼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비록 식민지의 역사라서 이 나라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겠지만, 자카르타를 찾는 여행객들에게는 가장 먼저 찾게 될 장소가 아닐까 싶다.
- 카페 바타비아(Cafe Batavia)
Jl. Pintu Besar Utara No.14, RT.7/RW.6, Pinangsia, Kec. Taman Sari, Kota Jakarta Barat, Daerah Khusus Ibukota Jakarta 11110 인도네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