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사리 사리(Sari Sari)>
자카르타 최초의 쇼핑몰이라는 사리나(Sarinah) 몰이 마침 숙소 바로 근처에 있어서, 더위도 피할 겸 구경도 할 겸 종종 들어가게 되었다. 사리나 몰에는 유명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에스컬레이터이다. 1966년 인도네시아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으로 개장한 사리나 몰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최초로 도입된 에스컬레이터였다. 개장 당시 수많은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이 '움직이는 계단'을 구경하고 직접 타보기 위해 줄을 섰을 정도로 큰 화제였다고 하는데, 그 에스컬레이터가 아직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은 양쪽으로 새로운 에스컬레이터가 가동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가 흔한 지금이야 이것을 보면 길이도 짧고 볼품없어 보이겠지만, 1966년 당시에는 정말 신기한 문물이자 현대문명의 상징 같은 것으로 여겨졌을 것 같다.
에스컬레이터도 잠시 구경하면서 쉬엄쉬엄 둘러보는 사리나 몰은 오래된 쇼핑센터인만큼 규모가 아주 크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전통 옷이나 기념품들을 파는 가게부터 분명 맛집일 것이 분명해보이는 식당, 카페, 슈퍼마켓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점들이 갖춰져 있어서 구경하고 쇼핑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내 눈에 들어온 건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던 어느 가게였다. 무엇을 판매하는 가게인지 알지도 못한 채 슬며시 다가가 보았다.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언뜻 살펴보기로는 인도네시아식 디저트를 파는 베이커리 같았다. 오오 궁금하다. 궁금하니까 먹어보기 위해 줄 맨 뒤에 살그머니 가서 섰다.
기다리는 동안 찾아보니 <사리 사리(Sari Sari)>라고 하는 이 가게는 1967년 반둥(Bandung)에서 시작된 유서 깊은 전통 시장 간식(Jajanan Pasar) 전문점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 전역의 다양한 전통 간식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인데, 메뉴가 무려 200가지 이상이란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그리 크지 않은 규모임에도 메뉴가 너무 많아서 뭘 골라 먹을지 상당히 고민스러울 정도였다.
여기는 오직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서, 덕분에 계산대에 늘어선 줄은 생각보다 금방금방 줄어들었다. 베이커리에서 빵을 고르듯이 쟁반과 집게를 들고 마음에 드는 간식을 담고 계산대에 가져가면 되는 익숙한 시스템 덕분에 상점 이용에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계산 후에는 간단히 먹고 마실 수 있는 테이블도 몇 개 붙어 있다.) 간식들마다 이름이 붙어있긴 했으나 어떤 간식이 무슨 맛인지 알 수가 없었던 나는, 일단 맛있어 보이는 것으로 이것저것 주워 담았다. 가격대는 2,000 ~ 10,000루피아(우리 돈 약 200~900원) 정도라서 잔뜩 담아도 저렴했다.
<사리 사리>에는 작은 간식 이외에도 나시 고랭이나 미고랭, 샌드위치 같이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도시락 같은 음식들도 있었다. 구경을 하며 이것저것 꽤 많이 담았다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계산할 때 보니 인도네시아 현지 사람들은 몇 박스씩 사는 것을 보고는 '여기 정말 인기 있는 가게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짧은 여행 기간 동안 두 번이나 이곳을 방문했고, 덕분에 인도네시아 간식들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다. 이름도, 만들어진 재료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대체적으로 전부 맛이 좋았다. 자카르타를 여행할 때 <사리 사리>가 보인다면 일단 들어가서 간식을 먹어보자. 인도네시아에 와 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사리 사리(Sari Sari) - Aneka Kue Jajan Pasar
Jl. M.H. Thamrin No.11 Gedung Sarinah, Lantai Basement Unit B-06a, Jakarta 10350 인도네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