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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힐 Aug 26. 2020

[일상] 소소하고 행복한 것들

8월 2주 일상 나눔

성경필사

2년 전부터 성경 필사를 하고 있다. 집중력이 떨어질 때 필사를 하면 정말 효과가 좋다. 그냥 눈으로 읽는 것보다 기억에 훨씬 잘 남는다. 성경 필사는 특히 영혼을 평안하게 해 준다. 어느 날 두통이 너무 심한 날이 있었다. 이것저것 신경 쓰고, 속도 더부룩해서 영혼이 곤고했다. 안 좋은 거품이 가득 차 있는 느낌이랄까. 늦은 저녁,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워 잔잔한 찬양을 틀고, 조용히 필사를 시작했다. 1시간 정도 후에 내 마음과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참 신기하다. 우리의 몸은 우리의 마음과 머리와 연결돼 있는 게 분명하다. 모든 에너지의 근원은 마음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책 읽기&책 필사

- 일 때문에 우연히 읽게 된 <맞춤식단혁명> 책. 생각보다 너무 흥미롭고 유익했다. 보편적인 건강식단이 아닌 나에게 딱 맞는 건강식단. 그것은 바로 혈당수치로 나의 몸에 맞는 음식을 찾는 것! (혈당수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음식의 반응을 볼 수 있다.) 평소에 몸에 좋다고 생각한 음식이 나에게 안 맞을 수도 있고, 몸에 안 좋을 거라 생각한 음식이 의외로 나에게 맞을 수도 있다. 실제 실험자 중 토스트에 버터를 발라먹는 걸 너무 좋아했지만, 건강에 좋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실험자 A는 혈당수치 결과, 토스트에 버터를 발라먹었을 경우, 혈당급상승이 크게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억지로 먹은 건강식단이 혈당급상승을 일으키는 결과를 보고 놀랐다. 각각의 인체 속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유전체)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음식마다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무조건적인 획일화된 건강식단이 아닌 나에게 딱 맞는 개인맞춤식단을 권고하는 책.

- 친구들이랑 함께 읽고 있는 기독교 소설 <오두막>. 영화를 보고 감명받아 책도 샀다. 영화도 좋았지만 책도 정말 좋은 듯. 교리적인 신학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진리들을 풀어서 써놓은 듯한 느낌이다. 주인공 맥은 하나님을 권위적이고, 무자비한 심판자로 오해했다. 지난 과거의 상처와 슬픔이 더욱더 하나님과 멀어지게 했다. 하지만 오두막에서 새롭게 만난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은 이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존재였다. 유쾌하고 자유롭고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그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지난 상처와 슬픔을 떨쳐내고 조금씩 변화를 맛보는 맥의 이야기다.

- 고전문학 독서모임에서 읽고 있는 책 <독일인의 사랑>. 필사를 하며  읽고 있다. 초반엔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유년시절이 회상된다. 중반부엔 독백과 극의 대사들이 오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사랑과 신학에 대해 논하는 대사들이 인상 깊었다. 문장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사색적. 필사를 하니 더 천천히 읽게 되고 더 여운이 남는다.


영화&드라마

- 여동생이 추천해준 일드 <나기의 휴식>. 재밌게 봤다. 초반엔 약간 막장 느낌이었지만 갈수록 극의 재미와 캐릭터의 변화로 희열을 느꼈다. 눈치 보는 나기의 캐릭터를 정말 잘 소화한 듯. 나기의 헤어스타일, 편한 옷, 휴식의 느낌이 모두 평안하고 사랑스럽다. 늘 눈치만 보던 나기가 독립적이고 개성 넘치는 사람으로 변화된다.

-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했던 미드 <굿 와이프>. 여주인공 얼리샤가 굉장히 매력적이다. 결혼과 육아로 경력단절인 여성이 남편의 스캔들과 동시에 자신의 일을 다시 재개한다. 주니어 변호사 얼리샤의 멋진 활약과 지적인 매력이 돋보인다. 매회 다양한 에피소드와 얼리샤의 절제된 감정연기가 볼만하다.

- 왓챠의 추천으로 우연히 본 <루비 스팍스> 영화. 소설가 캘빈이 이상형으로 그린 소설 속 여인 루비가 실제 눈앞에 나타난다. 행복한 연애를 시작한 캘빈과 루비. 캘빈이 소설을 쓰지 않자 루비는 좀 더 주체적이고 독립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루비를 소유하고 싶은 캘빈은 다시 원하는 여인상의 글을 써 루비를 통제하고 조종한다. 결국 행복한 연애에 실패하고 마는데... 관계란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가는 게 아닐까


글&그림

- 좋아하는 뮤지션이 유튜브를 시작했다. 커피소년의 가화만사성! 아내 제이레빗 혜선과 함께, 사연을 받아 노래를 만들어주는 콘텐츠. 두 사람의 콜라보도, 노래도 너무 따닷하고 사랑스럽다. :-) 나도 나만의 달란트로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고 힘을 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 그림을 잘 그리진 못 하지만 그림 그리는 게 좋다. 특히 좋았던 추억, 기억, 순간을 회상하며 그림을 그리면 나름 힐링이 된다. 요새는 크레파스 그림, 크레파스 냄새, 크레파스 질감에 흠뻑 빠졌다.

- 아프리카 가나에 있는 어린 친구를 후원하고 있다. 예전 나의 꿈이 아프리카 어린이 선교였는데... 지금 이렇게나마 멀리서 후원을 하며 마음을 달래 본다.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되길 꿈꾸는 6살 어린 소녀 조이스.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함께 나누는 기도와 마음으로 연결돼 있는 우리. 우리 서로 잘 성장해보자 ^^


생일 주간, 부끄럽고 감사한 마음

최근 몇 달 사람들에게 섭섭하고 외롭다며 투정을 부렸다. 고맙고 미안하게도 나의 투정을 받아준 나의 사람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철이 들거나 성숙해지는 거 같진 않다. 요새 나는 더 퇴행하는 거 같기도. 임신한 나에게 꿀잠 자라고 푹신한 베개를 선물한 친구, 나의 힐링 타임을 위해 마커를 선물한 친구, 이제껏 많이 받아왔다고 좋은 것 주고 싶다고 귀한 선물을 건넨 친동생들, 심신 안정을 위한 자스민을 선물한 친구, 그리고 나 자신에게 중고 태엽시계를 선물한 나ㅋㅋㅋ 마음으로, 소소한 선물로 축하해준 모든 친구들에게 고맙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작고 작은 나를 채워주고 격려해주는 이들 때문에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다짐하는 생일이었다.


[유툽영상] 8월 2주 일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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