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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힐 Sep 05. 2020

[일상] 삶을 채우는 작고 단단한 것들

8월 4주 여행, 필사, 영화

여행

여름 여행을 태안으로 다녀왔어요. 2.5 거리두기 강화 전 얼른 다녀왔습니다. 거의 펜션콕 23일을 하고 왔어요.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푸르고 청량한 느낌이 드네요.

바다를 보고 싶어서 바다가 보이는 펜션을 예약했어요. 태안 '그녀의 바다' 펜션입니다. 청포대 해수욕장 바로 앞에 있는 펜션이에요.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펜션이었어요. 바다뷰도 훌륭했고요. 2박 3일 동안 원 없이 바다를 보고 파도 소리를 들었던 거 같아요 ^^ 바다 앞이라 저녁에는 시원했고요.

탁 트인 바다, 하늘을 보니 숨이 좀 트이는 거 같았어요. 물놀이는 못 했지만 보고 듣는 것만으로 여름 바다를 충분히 만끽했어요.

이번 여행은 신랑이 수고를 많이 해줬어요. 제가 임신 중이라 일정, 식사, 모든 것을 저 위주로 잘 챙겨주고 섬겨주었네요. (고맙소, 신랑)

저녁이 되니 붉은빛이 바다를 물들입니다. '와~ 예쁘다' 감탄하면서 일몰을 구경했어요. 오늘 하루도 잘 쉬어갑니다. 감사합니다.

다음날 잠깐 편의점을 가려고 나왔다가 우연히 방포대를 찾았어요. 사람도 없고, 풍경도 예쁘고.. 무엇보다 하늘이 정말 예뻐서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답니다. 잠시 한번 하늘을 보고 바다를 보며 자연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마지막 날은 뭐 의미 있는 걸 할 게 없을까 즉흥으로 생각하다가 신랑이 라클이(태중에 있는 미라클)에게 영상편지를 써 보는 거 어떠냐고 해서.. 급 삼각대를 설치하고 곧 나올 아이에게 영상편지를 써 보았답니다. ㅎㅎ 우리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신랑은 막 울컥한다며 감성적인 모습도 보였네요. ^^;;  


태안에서 잘 쉬다 왔습니다~~~


필사

성경필사를 꾸준히 하고 있고, 예레미야서의 슬프고도 무서운 심판을 보고 있네요. 매일매일의 삶에서 올바른 삶과 순종으로 심판을 피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돌아보고 점검해보려구요.

 <독일인의 사랑> 필사를 절반 이상 했어요. 생각보다 재밌게 하고 있답니다. 책의 저자인 막스 윌러는 언어학자인데요. 언어학자의 글이라서 그런지 문체가 길고, 사색적이고 아름다운 표현들이 많아요. 필사를 하니 문장을 더 세밀하게 보고 음미하게 되더라고요. 등장인물들이 문학 작품을 인용하고 서로 읽어주는 부분도 많아서.. '가히 언어학자 책답다'라는 생각을 했네요.  딩도 궁금하고, 필사 완주도 설레네요.


영화

고바야시 사토미가 나오는 영화의 분위기는 다 이런가요? 이번 영화도 넘 맘에 들었습니다. 자연친화적이고 흡사 농촌 다큐(?) 같았던 영화 <산의 톰씨>. 시골에서 직접 농작물을 기르며 갓 재배한 채소로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즐기는 초보 농사꾼 하나와 토키네 식구들. 도시와는 또 다른 불편함이 있지만 자연과 노동, 땀에서 삶을 배워나갑니다.

요즘 들어 흙의 위대함이 느껴져. 씨를 뿌리면 새 생명을 틔우잖아. 근데 도시에선 그걸 콘크리트로 덮어버려. 그곳에 사는 우리가 숨쉬기 어려워지는 건
당연한 걸지도 몰라. 힘들고 귀찮은 걸 피하면 편해질 거란 착각에 빠져서 어쩌면 우린 오히려 고통을 겪는 것 같아.
- <산의 톰씨> 중 대사
사람은 공부를 못해도 괜찮아. 일이 느려도 괜찮아. 하지만 자기가 맡은 일은 끝까지 하는 거야. 중간에 관두면 안 하니만 못해.
- <산의 톰씨> 중 대사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너무 귀여운 영화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의 시선으로 극이 전개되는데요. 아이가 할 수 있는 생각, 상처, 사고 등  엽고 짠하고 용감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돈을 구하기 위해 개를 훔치고 다시 돌려주어 사례금을 받고자 계획을 짜는데요. 진지하게 의논하고 고민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른들보다 더 치밀하고 속 깊어 보입니다. 영화 속 미술 소품과 아기자기한 연출이 너무 귀엽고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


몸은 더 늘어지고 내 위주로 편한 것만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 깨어있고 부지런해지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요.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호의를 당연시 여기지 않으려 합니다. 상황을 돌파할 힘이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주변을 더 챙기고 섬기고 싶습니다. 무너지지 말고, 함께 이겨내요!


[유툽 영상] 8월 4주 일상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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