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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힐 Nov 02. 2020

10월 매거진_자연스럽거나 편하거나 밝은 영화, 드라마

집을 정리하며 앨범을 정리하는 엄마, 젊은 엄마와 신생아 때 나

10월엔 친정집에 많이 다녀왔다. 이제 거의 임신 막달이라 엄마 도움도 많이 받고, 이것저것 챙겨주신 것도 많았다. 엄마의 딸이 또 딸을 낳는 이 진귀한 시간들. 그냥 신기할 뿐이다. 친정집에서 어렸을 때 사진을 보았는데... 예전보다 더 새로운 감정으로 사진을 감상하게 됐다. 젊은 엄마의 모습, 나의 아가 때 모습, 또 곧 태어날 (미)라클이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어지는 세대, 시간, 세월 속에서 변하고 변하지 않는 것들이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진다.

김고은표 브이로그 그리고 그 브이로그를 감상하는 김주헌ㅋ

영화 <언택트>를 재밌게 보았다. 소식을 들을 때마다 빨리 보고 싶었는데... 기대만큼 즐겁게 보았다! ^^ 내가 좋아하는 김고은 배우. 그녀의 자연스럽고 사랑스럽고 심플한 느낌이 잘 표출된 거 같다. 잔잔하고 자연스러운, 그리고 시대적 배경이 잘 담겨있는 비대면 로맨스(?) 영화 언택트. 자가격리, 브이로그, 헤어진 남녀의 일상 등 현시대가 공감할만한 소재들이 공감 가면서 유머러스하게 즐비해있다. 

영화 <비포선라이즈> 음악감상실 장면

요새 영화를 보고 나서 인상적인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보곤 하는데 꽤 즐겁다. 때론 글보다 그림이, 그림보다 글이 땡길 때가 있는데 요새는 그림이 땡긴다. 오디오를 틀어놓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요새 나의 힐링 타임이자 취미생활이다. 풋풋한 연인들의 자연스럽고 설레는 대화, <비포 선라이즈>. 정말 다큐 같기도 하고.. 실제 데이트 같은 이 현실감, 이 자연스러움 무엇 *.* 분명 앞에 카메라가 있었을 텐데, 대본이 있었을 텐데... 어찌 이런 느낌이 나지??? 눈빛, 대사가 넘나 자연스러워서 그 자체가 넘나 예술적으로 느껴졌다. *.*

케이트 윈슬렛의 수영 씬, 대작가와 함께한 초청행사 씬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 로맨스 코미디 영화가 이렇게 깊이 있게 감동 있을 일??? *.* 특별히 케이트 윈슬렛 시퀀스들은 위로와 감동이었다. 가장 초라할 때 떠난 그녀의 여행. 짧은 시간의 만남과 휴식이었지만 그녀의 터닝 포인트가 되고, 오랫동안 얽매였던 관계의 족쇄가 풀리는 계기가 된다. 자유롭게 수영을 하고, 존경하는 대작가를 만나 풍성한 대화를 나누며 행복을 만끽하는 그녀. 지난 시간의 초라함과 비참함은 어느 순간 씻겨 내려갔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온전한 판단과 자유를 얻었다.

초원사진관에서의 정원과 다림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98년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절한 컷편집과 예술적인 미장센. *.* 감탄하며 보았다. 비포 선라이즈 버금가는 자연스러운 대화며, 연기, 연출. 그리고 수줍고 절제된 로맨스. 이래서 다들 멜로의 정석 허진호, 허진호 하는구나... 90년대 영화, 노래가 그렇듯이 은유적이고 여운이 남는.. 안타깝고 아쉽지만 아름다운 그런 이야기였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중 송아와 송아언니 대사

가끔은 설레고 가끔은 기운이 축 빠졌던... 하지만 그 호흡이 싫지만은 않았던 예쁘고 촉촉한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요새 드라마 같지 않게 참 클래식스러웠던 연애, 감성, 성품(?).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온 작품이었다. 소재도 클래식이고, 남녀 주인공도 매우 정중하다. 연애도 예의 바르게, 일도 예의 바르게~ 그래서 더 고되고 더 상처 받는 캐릭터들. 어떤 때는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너무 정극 같은 대사라 다소 쳐지는 느낌이 있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그 정직하고 예의 바른말 한마디 한마디가 빛났다. '좋아해요.. 미안해요.. 사랑해요..' 이 흔한 말이 진중한 이들의 입술을 통해 전달되니 사뭇 무게감이 실리는 듯했다.

최근에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 <스타트업>. 생기 있고 통통거리는 드라마. 드라마 자체도 재밌고 동기부여 뿜뿜해주는 스토리라 즐겁게 보고 있지만 더 인상적인 건 수지의 연기력과 남주혁의 연기력이다. 수지의 연기가 몰라보게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워졌다. 그리고 캐릭터 자체가 찰떡이다. 자연스러워진 그녀의 연기력에 왠지 므흣하고, 꾸준히 열심히 노력해 여기까지 온 거 같다는 뭉클함까지 느껴졌다.ㅋ (늘 연기력 부족 등의 구설수에 시달렸을 텐데 이제 좀 해방됐으려나...) 또 작가와 관계를 잘 맺어온 건지 여러 번 함께 작업을 했고, 그 신뢰가 쌓여 요로코롬 딱 맞는 캐릭터로 옷 입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남주혁 연기 또한 놀랍다. '원래 이렇게 연길 잘했었나?' 싶을 정도로 흔들림 없이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소화하는 듯하다. 약간 얼빵한 캐릭턴데 과하지 않고 넘 재밌고 자연스럽게 표현해주고 있다. 덕분에 빵빵 웃으며 재미지게 보고 있다. 아무튼 모두들 열심히 달려온 만큼 재미난 스토리, 안정감 있는 연기력, 생동감 있는 연출 등이 모두 좋은 때를 만나 빛나는 합을 이룬 듯하다잉 :-)

헐랭이 오빠같던 장범준ㅋ

<히든싱어 6 장범준 편>. 장범준 노래를 좋아해서 특별히 장범준 편을 챙겨보았다. (오디션이나 경연 프로 별로 안 보는데 신랑은 엄청 좋아함. 웬일로 마음이 맞아 함께 시청했따 *.*) 오랫동안 사랑받는 그의 노래들. 그 비결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가사, 멜로디이지 않나 싶다. 대부분 실생활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풀어낸 가사인데... 남녀노소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작사, 작곡이 그의 뛰어난 능력 같다! *.* 실제 그의 성격도 인위적인지 않고  다소 헐랭이(?) 같은ㅋ 친근하고도 편한 성향인 거 같다. 힘이 들어가 있지 않지만 전달력 있고 감성적인 노래. 편안하게 듣고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그의 노래가 좋다. :-)




10월이 다 가고, 11월이 왔습니다. 저는 11월에 곧 출산을 앞두고 있는 터라 연말 같은 10월을 보냈습니다.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즌, 아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나름 엄마가 될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모르는 것도, 준비해야 할 것도 너무너무 많네요.ㅜㅜ 그보다 철없는 제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지 너무 걱정이 됩니다. 집에만 있었는데도 감정 기복이 너무 심해서 왔다 갔다 하고요. 지혜가 부족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도 준 10월이었어요. 헛헛한 마음을 영화로, 드라마로 채우며 10월을 버텨냈네요. 자연스럽고 편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 실상은 뻣뻣하게 힘주고 서 있어 자주 부러지는 위태로운 사람입니다. 오늘도 또 배우고 후회하고를 반복하며...11월을 맞이합니다. 11월은 좀 더 성숙해지고 덜 후회하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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