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힐 Jan 07. 2020

[다짐] 낙망이 아닌 소망으로 시작해보잡!

미니힐의 새해맞이

2020년을 '7회 브런치북 선정'으로 기쁘게 맞이하고 싶었다. 방송작가 생활도 언 8년 차. 이제는 방송 프로그램이 아닌 나의 글로 인정받고 싶었다. 예전에도 종종 공모전에 도전했지만 낙방했다. 작년 말, 브런치 작가가 되고 7회 브런치북 출품을 위해 아끼고 아꼈던 나의 이야기를 옮겨보았다. 글에 대한 확신은 없었지만 열심히 썼다. '일단 끝까지 써보고 출품하는 것에 의의를 두자!' 하면서 탈고했고, 은근히 좋은 소식을 기다렸다. 끝끝내 연락은 오지 않았다. 속상했다. (브런치 미워!)


연말에 친구를 만났는데 내 브런치북을 재밌게 다 읽었다고 무슨 시리즈물 같다며 (16번의 퇴사 연재글) 나를 붕붕 띄워줬다. 삐질삐질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우선 너무 감사하다고, 정말 다 읽은 거냐고 물었다. 다 읽었다고, 글을 쉽게 쓰는 게 더 어렵다던데 이것도 능력이라며 자꾸 칭찬 폭격을 해댔다. 더 놀라운 것은 취업 준비로 힘들어하는 동생에게 내 글을 링크로 보내줬더니 공감해 하고 도움이 됐다고 했다. (완전 감동) 내 글을 읽고 공감하고 힘을 받은 이가 있다니!!! 너무 기뻤고, 울컥했다. '그래 단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고 힘을 얻었으면 됐다!' 라고 하면서도 연말 내내 브런치북 당선을 기대했다. 기적과 같은 운빨이 모이길 기도하며...


결국, 조용하고 차분하게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새해 인사가 왔다. 16번의 퇴사 중 14번째 퇴사 내용에 언급된, 나를 힘들게 했던 작가님의 새해 안부 톡이었다. '헉! 설마 내 글을 보신 건 아니겠쥐?' 긴장하며 톡을 확인했다. 순수한 새해 안부가 오갔다. '아직도 나를 생각해주시는 분인데... 이렇게 새해 인사도 먼저 건네며 챙겨주시는데...' 괜히 미안했다. 내 글을 보면 상처받으실 거 같았다. 사실 퇴사 이야기를 적으면서 괴로움보다 이로움이 더 많았다. 당시의 상황을 돌아보며 내가 오해한 부분, 반성해야 할 부분을 알게 됐고, 나 자신을 격려해줄 수도 있었다. 막연히 '그랬었지...'가 아니라 원인과 결과가 있는 과거의 흔적이 됐다. 앞으로 나아갈 바도 정리가 되었다. (브런치 고마워!)


하지만 애매하게 신경 쓰이는 부분들이 있었다. '지인이나 이 글의 등장인물이 글을 보고 상처받으면 어쩌지?', '지금 내 삶이 정답이 아닌데 너무 확신하는 건 아닐까?', '이 글이 좋은 글일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등등 좋은 글이라는 확신도 없었고, 혹여나 누가 보고 상처받을까봐 신경이 쓰였다. 사실 좋은 글은 느낌이 온다. 졸업 단편영화 시나리오가 그랬고, 가끔 올리는 sns글, 제작진과 시청자에게 칭찬받았던 방송원고가 그랬다.


'그래! 한 명이라도 상처받는 글이라면 지우자!' 나는 <16번의 퇴사 후 얻은 것들> 브런치북을 지웠다. 그리고 다짐했다.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유익할 글을 쓰자! 조금이라도 망설임이 생긴다면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보자!


새해에도 글은 계속 쓸 것이다. <16번의 퇴사 후 얻은 것들> 내용도 다시 정리해서 불필요한 내용은 없애고 소중한 알짜배기만 모아서 다른 장르로 써볼까 생각 중이다. 또 이번 한해 목표도 생겼다! "부와 명예와 환경과 상관없이 끊임없이 샘솟는 작업을 하는 것!" 이러려면 마인드 컨트롤도 잘해야 될 것이고, 매일매일 영감도 풍성히 받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집중! + 꾸준히! + 마인드 컨트롤! 을 잘 해내 보려고 한다.



시작이 좋다. 아침마다 좋은 글을 나누고 공유하는 친구들이 있고, 나눔과 동시에 기쁜 마음, 응원하는 마음이 자동으로 생긴다. 야근하는 신랑을 위해서 자원하는 마음으로 도시락을 쌌다. (웬열) 내가 새해에 좀 착해진 거 같기도 하고... 매일 매일 글을 쓰기로 계획하고, 나름의 콘텐츠들도 기획해 놓았다. 단지 하루 지났지만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시작이 반이니!) 무엇보다 올해가 기대된다!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럴 수 있을 거 같다는 소망과 희망이 있다. (웬열!)


친구들과의 관계, 소속감, 좋은 말, 좋은 책, 유기적인 무언가가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하고, 좋은 마음을 불어넣어 주었다. 너무 감사하다. 낙망이 아닌 소망으로 새해를 시작해보련다. 좋은 기운이 나를 밀어준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살고 싶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좋은 책을 읽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끊임없이 사랑하고, 꾸준히 샘솟는 작업을 하는 2020년이 되길 바란다. 우리 모두 파이팅요!

매거진의 이전글 [깨달음] 천천히 달리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