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순결부심 : 참된 연합의 과정

조금 특이한 자부심 5

by 미니힐

"결혼식장에 들어가는데 감사한 마음이 벅차 오르더라구..."

혼전순결을 지킨 순결한 신부가 말했다. 발그레한 얼굴로, 뿌듯하고 감사한 표정을 지으며 그날의 감격을 전했다. '정말일까? 정말 그런 감동이 차 오를까?' 언니의 고백을 들으며 반신반의했지만 언니의 그 표정에 설득당해 나도 그 벅찬 감정을 느껴보고 싶었다.

우리 커플은 3년 3개월 혼전순결을 지키고 결혼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연애다운 연애는 처음이었지만 그래서 더 스킨십에 대한 로망도 컸다. 연애 초, 남자 친구가 먼저 손을 잡았지만 첫 입맞춤은 내가 먼저 했다. 처음 느껴보는 그 짜릿함. 기분 좋은 촉감. 나는 스킨십을 좋아한다. 아마도 나의 사랑의 언어인 듯하다.

입맞춤을 시작으로 우리의 스킨십은 사정없이 전진했다. 선을 넘지 않는 한에서 스킨십을 즐겼다. 어느 날 우리는 우리의 상태를 직면하기 시작했다. 대화가 줄고, 자주 혼미해졌고, 스킨십은 더 깊어졌다.

"우리 스킨십을 좀 줄여야 할 거 같아. 남자는 스킨십에 매우 약해. 내가 너무 힘들어. 이러다가 내가 널 지켜주지 못할 수도 있어."

남자 친구는 앞으로 손만 잡는 스킨십만 하고, 딥한 키스는 자제하고, 사람 많은 곳에서 야외활동을 많이 하자고 제안했다. 남자 친구의 그 마음과 결단이 고맙고 기특해서 기꺼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갑자기 스킨십을 끊으려 하니 섭섭했다. 극도로 나를 밀어내니 '내가 여자로 안 느껴지나?' 괜한 오해를 하기도 했다.

남자 친구의 굳은 결심으로 인해 우리는 더 건강하고 활기찬 데이트를 할 수 있었다. 대화도 다시 많이 하고, 운동도 많이 하며 은밀한 데이트에서 다시금 활기찬 데이트로 돌아왔다.

서로를 보호하고 지켜주며 그렇게 3년 3개월 연애 끝, 결혼에 골인했다. 과연 결혼식장에서 혼전순결을 지킨 그 뿌듯함과 감사함이 벅차올랐을까? 사실 나는 그런 감흥은 없었다. 그냥 혼자 애쓴 남자 친구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 도와주지 못할 망정 자극하기만 했으니까.

그래도 주변에서는 그 어려운 일을 해냈냐고 보기 드문 커플이라며 칭찬도 듣고, 특별히 남자 친구의 노고를 높이들 평가했다.

결혼 전 관계를 경험한 친구들은 불안하기도 했고, 아프기도 했고, 육의 관계만 지속될까 봐 걱정도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들은 성관계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자기도 즐기면서 했기 때문에 후회 없다는 이들도 있었다.

결혼 후 우리를 보니, 성에 대해서 잘 모르고 성관계에 대해서는 더 무지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래서 우여곡절 시행착오도 많이 했고,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그러하듯 성관계 또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풀어가고 알아갔다. 뒤늦게 성공부를 하는 거 같은 느낌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처음이라는 점, 서로를 지켜줬다는 점, 이 첫 시작을 함께 배워가는 게 의미 있고 좋았다.

서로의 마음을 투명하게 나눴고, 서로의 속도를 맞춰주며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고 내어주는 법을 배워갔다. 그 과정을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남자와 함께 헤쳐나가서 감사하고 영광이었다. 단순히 혼전순결을 지켰다는 명목보다 결혼 이후 몸의 연합을 위해서, 서로의 마음을 배려하고, 알아가고, 기다리고 맞춰가는 그 과정이 더 의미 있었다.

어쩌면 그 은밀하고, 본능적인 관계에 더 섬세하고 이성적인 정신적 교류와 따뜻한 매너가 필요한 거인지 모르겠다. 혼인이라는 안정적인 약속 기반 위에 서로의 것을 내어주고, 연합하는 참된 기쁨. 변질되지 않은 온전한 사랑을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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