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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남을 것에 투자하기 위해 미니멀라이프 합니다.

4남매네지만 집을 소유하지 않기로 했다.

by 미니멀 사남매맘

지난 주말에 미니멀라이프 강의를 듣고 왔다.

미니멀라이프 4년 차라 공감 가는 내용이 참 많았다.

시행착오부터 더 가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내용까지 말이다.

지금 나의 상태는 미니멀라이프를 하며 많은 공간과 시간이 생겨서 누리고 있는 상태이다.

4남매를 양육하고 있지만 10시부터 아이들이 오기 전까지의 시간을 온전히 누린다.

아이들이 태권도와 피아노 학원 가지 않고 1시 40분에 오는 날들도 있어서 오기 전까지 충분히 즐기려 한다.

남편과 반주말부부로 지내며 4남매를 독점육아하고 있어서 혼자만의 시간이 적기 때문이다.

1학년을 준비하는 아이들이 둘이나 있기에 다른 일들은 하고 있지 않다.

소소하게 유튜브와 인스타에 영상을 올리고 브런치에 글 올리고 책 읽고 성경 읽고 기도하며 시간을 보낸다.

가끔가다가 정리수납 서비스를 하러 가서 소소하게 용돈벌이 정도 하고 있다.


늘 마음 깊은 곳에서 돈을 벌지 않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주변에서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지만 내심 찔림이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특히 언니네를 생각할 때마다 미안함이 커진다.

부모님의 사업터가 원인 불명의 화재로 인해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빚을 갚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 언니네를 보며 ‘나도 나가서 일해서 도움을 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내가 나가서 조금 번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할뿐더러 우리 집 상황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전업주부가 막상 나가서 할 일이 많지 않았다.

작년에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뭐라도 해보자 싶어서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갔다.

그때는 차를 내가 사용하고 있어서 아이들 등원 조금 일찍 시키고 9시에서 6시까지 일을 했다.

첫날 이렇게 힘들게 일하면서 돈을 버는 분들도 계시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존경스러움과 함께 눈물을 흘렸더랬다.

다녀오면 몸이 맞은 것처럼 아프고 힘드니 아이들에게 괜한 짜증을 냈고, 저녁은 대충 차려주게 되거나 배달을 시키기도 했다.

그렇게 2주 정도 일 해갈 때쯤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둘째가 열이 나고 구토한다고 병원에 데리고 가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정규직이 아니고 아르바이트라 그 상황에서 말씀을 드리고 조퇴를 할 수 있었다.

정규직이었더라면 성격상 가지 않았을 것 같다.

나름의 책임감이 있기에 보건실에 맡겨두고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일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을 때 돈 조금 버는 것보다 아이들을 잘 양육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당장 아이에게 달려가 병원에 데려갔다.

다둥이네이기에 한 명이 아프면 줄줄이 아프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는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참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에게 4명의 자녀가 맡겨졌는데 과연 일을 하며 아이들 양육을 소홀히 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돈을 벌기 위해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건지..

마음이 많이 무거웠지만 결국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초등 저학년을 보내기 전까지만이라도 곁에 있기로 했다.

남편과 나 둘 다 맞벌이 부부의 사이에서 자랐다.

집에 왔을 때 부모님 부재의 느낌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나는 중2 때부터 부모님의 사업터가 점점 지방으로 이전해서 10살 차이나는 결혼한 지 1년 된 언니네와 21살까지 함께 지냈다.

이후에는 친척 언니네에서 잠깐, 할머니와 2년 정도 살고 자취를 했다.

결혼 전까지 일본에 가서 외국인들과 함께 살기도 했다.

부모님의 사랑이 늘 그리운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아이들 옆에 더 있어주고 싶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들에 불안해하지 않으며 스스로 압박하지 않고 최대한 누리며 이후의 시간을 준비하기로 했다.

누군가가 느끼기에는 배부른 소리 하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 부부는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집’을 소유하지 않기로 했다.

신앙이 있기에 잠깐 살다가 가는 이 세상에서의 삶에서는 집을 소유하며 빚 갚느라 힘든 인생을 살지 않기로 했다.

‘영원한 천국’을 소망하며 살기로 했다.

지금은 비록 노후주택에서 전세로 살며 매일 벌레들과 마주하고 쿰쿰한 곰팡이가 가득한 집에 산다.

전세주가 전세반환금이 없다며 집이 나가야 집을 빼주겠다고 해서 1년 반 동안 이사도 못 가고 반주말부부로 살고 있다.

돈이 없어서 억울한 일 당하고 살고 있지만 한 번도 지금의 삶을 택한 것에 후회함이 없다.

영원한 가치를 소유하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 봤을 때는 어이없다고 느껴질 수 있겠지만 믿음의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라고 믿는다.

영원한 천국을 소망하며 날마다 하루하루 그저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미 ‘구원’이라는 값없이 받은 가장 귀한 선물을 소유하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최고의 미니멀리스트셨다.

세상의 것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오로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기꺼이 순종함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다.

우리를 위해 천국을 예비해 놓으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나도 그분을 따라 미니멀리스트로 살기 원한다.

이 땅에서는 물건에 가치를 두지 않고 영원한 것에 가치를 두고 천국을 소망하며 살기 원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소소한 일들을 하며 영적인 삶을 살기를 원한다.


곳곳에 지진과 해일, 동성애, 전쟁 등 말세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이다.

지금 이 마지막 때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하길 원한다.

더욱더 하나님과의 관계를 친밀히 하고, 주어진 것에 자족하며 감사하며 살고 싶다.

아이들을 영적인 아이들로 양육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내 시간을 더욱 정돈하고 영적으로 깨어있으려고 노력한다.


영원히 남을 것에 투자하기 위해 오늘도 미니멀라이프 한다.


있을 건 다 있지만 미니멀라이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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