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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드먼드 마운틴 Aug 30. 2018

때가 되면 집안의 물건을 순환시켜라

실학자 박제가가 울고 갈 집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건 만일이다. 

가수 에일리씨가 색 바랜 가방을 들고 다니고, 빛바랜 신발을 신고 다닌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런 모습으로 다니면 검소한 연예인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에일리씨 팬인 나로서도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형편이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끔 너덜너덜한 가방을 들고 다니고, 낡은 구두를 신은 사업가나 정치인의 모습이 방송에 나온다.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모습일 수 있다. 사회적으로 그것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간소한 삶이 아니라 시대에 뒤떨어진 삶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따라 한다고 생각해보자. 구두와 가방 파는 가게가 문을 닫아야 한다. 시장경제에 지장이 생긴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물건도 마찬가지다. 오래되어 낡은 물건, 빛바랜 물건, 유행과 한참 동떨어진 물건은 즉시 바꾸어주어야 한다. 물질의 상태가 정신의 상태를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래될수록 가치 있는 물건들이 있다. 집에서 볼 수 있는 그림이나 화병 등의 골동품을 말한다. 그런 물건이 아님에도 오래 함께하는 것은 간소한 삶이 아니다. 집안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은 오래될수록 낡아져서 미관을 해치고 볼품없게 만든다.     


우리 몸의 피도 순환을 하면서 새로운 피를 만든다.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 되고 정체되면 병이 생긴다. 세포도 마찬가지다. 몸의 세포도 늘 하나에 젖어 있으면 만족 못하고 기쁘지 않아 한다. 새로운 자극을 좋아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여자든 남자든 화장품을 사용할 때 알 수 있다. 하나의 화장품만 계속 사용하다 보면 거기에 만성이 된다. 질리게 된다. 피부도 새로운 화장품에 자극을 받으면 놀랍고 새로워한다. 활기를 느낀다.
새로운 삶이 찾아왔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우리는 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공기도 순환을 하고, 자연도 순환을 한다. 모든 만물은 순환하지 않으면 서서히 생명을 다한다. 집에 있는 물건들도 순환을 시켜주어야 한다. 수명을 다하기 전에 물건들을 바로바로 새것으로 교체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필요한 물건을 사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있다. 왜 그럴까? 물건을 구입할 때, 양을 따지는 사람이 있고, 질을 따지는 사람이 있다. 반찬통을 살 때, 싼 것으로 만 원짜리 세 개를 사는 사람이 있고, 좋은 것으로 삼만 원짜리 하나 사는 사람이 있다.


내가 필요해서 쓰는 물건은 하나를 사용하더라도 좋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화장품도, 프라이팬도, 커튼도 마찬가지다. 이것이 질적인 삶이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좋은 제품 하나보다 싸구려 세 개를 사서 후회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렇게 후회를 했으면서도 그것을 반복하는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폐쇄적인 사람은 집안의 물건도 폐쇄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다분하다. 몇 천 원이면 살 수 있는 전기 관련 소모품들도 먼지가 쌓이고, 피복이 벗겨지고, 기능이 떨어질 때까지 몇 년씩 사용한다. 컴퓨터 혹은 노트북의 마우스도 완전 구형에 색이 보기 싫게 변색될 때까지 사용한다. 무선 마우스의 환상을 알지 못한다. 이건 잘살고 못살고의 차이가 아니다.


자신은 인간관계도 잘하고 정신건강도 좋다고 말하지만, 집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은 순환이 안 된다. 이런 사람은 사실상 본인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폐쇄적인 성향으로 살아왔을 수 있다.     


꼭 이것만으로 그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다. 더구나 죄를 범한 것도 아니다. 다분히 개인의 성향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은 내가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주변의 물건을 대하는 자세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얼마 전에 가까운 지인의 집을 처음 방문한 적이 있다. 10년 된 컴퓨터 책상, 10년 된 창문 블라인드와 거실 커튼, 먼지 쌓인 멀티 콘센트 등 보이는 물건 대부분이 정체되어 있었다. 이것을 보고 쓴소리가 나왔다.


“만일 당신 같은 사람만 있다면 장사하는 사람들 다 굶어 죽는다. 실학자 박제가가 울고 갈 집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겨울철에 바람을 막으라고 창문에 붙인 에어백은 5년 넘게 뗀 적이 없었다. 5천 원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떼고 나중에 겨울이 오면 또 붙이려니 귀찮은 것이다.
잠깐 수고스러운 일을 귀찮아해서는 안 된다. 에어백을 떼면 창밖이 잘 보인다. 떼는 것이 귀찮아서 봄, 여름, 가을의 세 계절을 답답하게 보내는 게 옳은 일일까.
창밖을 시원하게 감상하지 못하는 일이 행복한 일인지 생각해 보라고도했다.     

   

이 분에게 집안 물건을 대하는 예의를 기분 상하지 않게 조언해 주었다. 나의 경험담도 말해 주면서, 집안 물건이 순환되어야 마음이 행복해지고 그래야 행운도 따르니 꼭 실천하라고 했다.

며칠 후에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가 해준 조언을 받아들여 행동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책상, 블라인드, 커튼, 멀티 콘센트를 비롯해서 그밖에 오래된 물건들을 새것으로 교체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편해지고, 자신감도 생기고, 생활의 변화가 왔다며 기뻐했다.
무엇보다 집이 새롭게 탄생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나도 함께 기뻐하며 축하해주었다.     


집안 물건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가 작은 행복을 느끼게 해 준다. 물건에 대한 예의를 차리려면 일정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마음의 변화와 행복이라는 더 큰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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