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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드먼드 마운틴 Sep 01. 2018

아이 공부시키기 위한 부모들의 고군분투

조기교육이냐 적기교육이냐

부모는 아이에게 어떤 능력을 가장 선물하고 싶은지, 나는 궁금했다. 


그래서 습관, 독서, 인성, 공부, 재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이 조사에 참여한 부모들은 경제력, 학력, 직업, 연령, 거주지별로 다양했다.

조사 결과는 의외였다. 1위부터 나열하면 인성, 재능, 습관, 독서, 공부의 순서였다. 놀라운 사실은 공부를 선택한 부모가 한명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아이에게 공부능력을 선물로 주고 싶다는 부모는 없었지만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 공부능력을 선택하겠다는 부모는 있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학창시절 공부를 안했던지, 못했던지 후회스럽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아이도 미래에 마찬가지 아닐까? 공부를 잘했다면 후회는 안하겠지만, 공부를 게을리 했다면 미련이 남아 후회할 일이기 때문이다.     


수학능력시험을 본 한 남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수능시험 성적표를 보고 남학생은 눈물을 흘렸다. 이 학생의 등급은 4, 6, 4, 5, 4, 4였다. 학생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얘기했다.


“엄마, 공부 안 해서 미안해. 때려서라도 시키지 그랬어.”


공부할 수 있을 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자신을 원망했다. 늦기는 했지만 바로 정신을 차린 경우다.   

  

어른의 경우, 정상적인 사회인이라면 직장생활을 열심히 해야 한다. 학생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정상적인 사회인이 직장생활이 숙명이라면 학생도 공부가 숙명이다. 숙명이란 표현이 강하게 다가올지 모르지만 이건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부모는 어떤가?

부모는 그런 아이를 옆에서 바라보며 뒷받침 해줘야 하는 숙명적인 존재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욕심이 과하지 않게, 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말고, 아이와 진밀한 유대를 통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가 좀 늦더라도 조급해 하지 말고.    


모든 아이들이 공부해서 법률가, 의사가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직업을 가지려고 모든 아이들이 공부한다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모든 아이들은 공부를 통해 사고하고, 목표를 설정하고, 지혜롭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많은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해 갈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부모도 모른다. 태교방식, 아기가 처한 물리적 환경, 부모의 양육 태도, 아이의 지능과 기질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하나로 모여 나중에 아이의 공부능력을 만든다. 다음의 몇 가지 사례들을 보며 과연 부모로서 공부하는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 마음에 새겨 보자.  


전라도의 어느 도시에서 이런 사례가 있었다. 

학력이 저조한 부부가 아이 셋을 키우며 어렵게 살았다. 부부는 늘 공부 못한 후회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경제적으로도 여유롭지 못해 부부는 맞벌이를 했다. 이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큰애가 초등학교 들어가서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것이 부부는 너무도 대견스러웠다.     


일하고 집에 들어온 부부는 큰애가 국어교과서를 소리 내서 읽으면, “워메, 우리 아들이 글을 다 읽고 쓰다니. 내 새끼.” 하면서 감격해 했다. 그리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것이 부부에게는 꾸밈없는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 그런 부모를 본 아이는 ‘아, 우리 엄마, 아빠가 이렇게 기뻐하는 구나.’ 싶어서 더 크게 더 많이 소리 내어 글을 읽고 썼다.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닐지 몰라도 이러한 소소한 자연스런 칭찬이 대변화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부부는 아이의 책 읽는 모습이 너무 기뻐 시간만 나면 알뜰 장터로 나갔다. 장터에 나온 책을 사서 아이에게 가져다주었다. 아이는 부부가 가지고 온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러다 보니 엄청난 독서량이 쌓였다. 물론 이것은 자연스럽게 공부능력으로 이어졌다. 이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동생들은 오빠가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도미노 현상까지 발생했다.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첫 째는 서울대에 들어갔고 둘째와 셋째도 서울에 있는 명문대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생각해보면 반드시 대학을 가야 한다는 목표가 바른 교육의 척도는 아닐지 모른다. 대학이 공부의 끝이자 최종 목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마다 받아들이는 진폭은 다르겠지만, ‘아이들이 이렇게도 성장할 수 있구나.’를 보여주는 교훈적인 사례임에 틀림없다.      


이번에는 위와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노력해서 일류대에 진학한 사례를 소개해 보겠다. 

위 사례와 공통점이 무엇인지 비교해서 이해하면 아이공부에 도움이 된다.      


아빠는 대기업 다니고 엄마는 공무원인 윤택한 가정이다. 아들은 하나다. 친할아버지 또한 경찰공무원 출신으로 손자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았다. 아이는 초등학교 때 공부에 두각을 나타낸 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부모가 아이에게 공부스트레스를 주거나, 학원으로 내몰지도 않았다. 뭐든 아이가 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아이는 중학교 올라가서 노력을 통해 점차 성적이 올라갔다. 노력의 계기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긴장감과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다. 그것이 동기부여이자 작은 출발이었다. 그렇게 노력의 결과 성적이 올랐다. 성적이 오르면서 주변의 박수와 칭찬을 받았다. 성적이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한번 오른 성적이 상승세를 타면서 급기야 전교 1등까지 거머쥐었다. 1등을 한번 거머쥐고 나서 누리는 게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학생으로서 공부 잘하는 능력을 갖추면 변화가 일어난다. 주변에서 대우가 달라진다. 그걸 알게 된 거다. 그 다음부터는 더욱 욕심을 내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 1등을 놓치면 안 된다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목표를 놓지 않았다. 자신감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 부부는 이 과정에서 아들과 대화를 많이 했고, 아들이 현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은 무엇인지 들어주며 신경을 써주었다. 고3 졸업 때까지 1등을 놓치지 않고 2017년 서울대 의대에 입학했다.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본인의 노력도 있었지만 부모의 태도가 뒷받침 됐다. 물질적인 환경은 판이했지만 어려서부터 평온한 가정생활과 아들에게 공부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가정 분위기였다.


부유한 환경이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데 도움이 더 되는 것은 사실이다.

강남의 교육 인프라 덕에 자식 농사에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부모들도 다수 있다. 그렇다고 가난이 결코 아이를 공부와 멀어지게 하는 이유도 못됐다. 두 사례를 정리해 보면, 아이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안 준다는 것, 강한 동기부여가 있었다는 것, 거기에 본인의 의지력이 결합해서 낳은 결과였다.     


*이 내용은 2018. 8월 출간된 <내 아이에게 가장 주고싶은 5가지 능력-신성일저>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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