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이도 바빴던 3월이었습니다. 어제까지도 집으로 가져온 업무를 하느라 엉망진창인 집안을 돌보지 못했으니 말이에요. 업무에 100% 아니 200%를 집중했다는 말이 이제는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그 와중에 다들 어떻게들 보내셨나 궁금하기도 했답니다. 그래도 이렇게 바쁜 3월이 끝나고 4월을 맞이하는 날이 오고 있어서 기분도 좋고 설레는 마음까지 듭니다.
매년 바쁜 달을 보내며 반복되는 것 중 하나는 쌓여있는 집안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업무에 치중하다 보니 결국 집안일은 뒷전이 되어있었던 건 어쩜 당연한 일이었을 테니까요. 3월이 끝나가는 지금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으려 했던 집안일에 손을 대 봅니다. 쓰레기를 모아 버리고, 쌓여있던 설거지를 하고, 신발정리 및 아이들의 교복에 찌든 목 때를 솔로 밀면서요.
그래도 미니멀라이프를 했던 덕분에 이렇게나 빨리 끝날 수 있었다는 것을 압니다. 쌓여있는 집안일을 하나둘씩 끝내며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한 제가 참 기특하기까지 했답니다. 안 했으면 어쩔 뻔. 그러나 그동안 또 쌓이게 된 물건들은 이런 제 마음을 다시 또 한 번 불편하게 합니다. 물건이란 게 그런 거 같아요. 분명 예전보다는 늘어난 거 같은데 휘리릭 둘러보면 어떤 물건이 늘어난 건지 알 수가 없잖아요. 결국은 쓰임을 통해 다시 또 비워내야 한다는 거. 그렇게 4월, 비우기를 통해 다시 한번 물건과의 대화를 시작하려 합니다.
휴~
어질러진 집안을 말끔히 정리한 후 식탁 앞에 앉아 널브러져 봅니다. 그러나 뭔가 끝나지 않은 느낌. 바로 어둑어둑 찌든 거실 바닥이었습니다. 청소기만으로 끝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참 어리석었습니다. 양말을 신고 몇 번을 왔다 갔다만 해도 금세 더러워졌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으니 말이에요. 그렇게 오랜만에 바닥에 걸레질도 해 봅니다.
크지 않은 집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집안일로 콧등에 땀이 나네요. 바닥도 깨끗해지고 운동도 한 느낌이라 좋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물걸레 청소기가 참 아쉬웠던 하루였기도 해요. 이러니 다들 물걸레 청소기를 사나 보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니멀라이프를 하면서도 또다시 물건을 들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드니 참 아이러니 하죠.
그래도 어쩌다 한번 하는 물걸레질이니 마음 편히 가지고 싶은 마음을 접어봅니다. 괜스레 또 구입했다가 후회하며 버려야 하나, 중고로 팔아야 하나를 고민하며 시간을 버리고 싶진 않았거든요. 그렇게 집안 정리가 모두 끝난 후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는 배에서 꼬르륵하고 소리가 나지 뭐예요. 얼른 식사 후 쌍화탕을 먹어주었답니다. 이렇게 또 한 살 한 살 먹는 나이를 실감하게 되네요.
이러니 미니멀라이프가 또 한 번 더 간절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정말 가볍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 말이에요. 그렇게 3월을 보내고 4월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좀 더 가볍게 저를 위한 시간들을 보내기 위해 비움을 다시 시작해 봐야겠어요. 저는 이렇게 주말을 보냈답니다. 여러분의 3월 마지막 주말은 어떤가요? 4월 맞이는 잘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