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만큼만, 여분은 1개

by 미니멀랑이




어김없이 하루의 시작은 알람이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8시가 넘었더라고요. 아이들의 방을 보니 학교에 가야 할 둘째 아이가 자고 있는 겁니다. 헉! 큰일 났다 싶어 얼른 일어나 아이를 깨웠습니다. 화들짝 놀란 아이가 급하게 등교 준비를 했어요. 시간을 보니 버스를 타고 가면 늦을 거 같아 택시 한 대를 불렀습니다.


교복을 챙겨 입고 뛰쳐나가는 아이에게 택시를 불렀으니 타고 가라고 소리쳤어요. 베란다 창문으로 보니 택시를 타고 있더라고요. 다행히 빨리 도착한 택시 덕분에 늦지 않았다는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휴~ 그제야 마음이 놓여 저 역시 본격적으로 출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출근 준비의 시작은 양치질. 치약을 꺼내기 위해 하기 위해 욕실 수납장을 열었는데요. 치약이 없는 거 있죠.


'어! 이게 어디 간 거야?'


알고 보니 머리만 감고 등교한 둘째 아이가 칫솔과 치약을 챙겨갔더라고요. 그래서 생필품 수납장을 열었는데 치약의 여분은 없었습니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하는 수 없이 치약 없이 칫솔질만 간단하게 하고 세수를 했네요. 뭔가 찜찜하긴 했지만 반나절 정도는 괜찮다 싶기도 하고.





생필품 중 하나인 치약.

저는 한 달에 한 번 다이소에서 치약 한 개를 삽니다. 싼 가격이라 그런지 좀 작기는 했지만 한 달 쓰기는 참 좋더라고요. 여유분 없이도 한 달에 한 번 구입을 하면 괜찮겠다 싶었고요.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면서 제일 많은 영향을 받은 물건은 생필품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더 여분을 두지 않는 삶을 살고자 열심히 노력했던 거 같아요. 어느 정도 지켜오고 있기도 했고요. 그러나 이후 시작된 코로나로 인해 매장 방문이 아닌 인터넷 구입으로 바뀌면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의 여분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작았던 저희 집에서는 생필품의 보관이 쉽지 않았고 많아지는 물건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이더라고요. 다행인 건 지금껏 살아온 미니멀 라이프 덕분에 걱정은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건을 줄이는 것이 이제는 몸에 배어있으니까요.


제가 알고 있는 물건을 줄이는 방법은 3가지입니다.


첫째는 끝까지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물건을 다 쓴다는 것이 시간은 좀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두 번째는 버리는 거예요. 누구나 한 번쯤은 소비기한이 지난 화장품이나 샴푸 등을 만난 적이 있을 겁니다. 특히 예전에는 생필품 선물세트가 참 많았잖아요. 아깝기는 하지만 과감하게 버리는 수밖에.


세 번째는 나누는 것입니다. 인터넷 쇼핑의 문제가 대량구입인데요. 전 구입하기 전 아는 이들에게 필요한지를 물어보고 있어요. 그렇게 구입 후 나누기도 하고요. 제게 필요 없는 물건 같은 경우에는 쓰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드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줄여온 여분의 물건들이었지만 그래도 문제는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일은 어쩌다가 생기는 일일 뿐이지 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닐지 모릅니다. 굳이 여분을 둘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고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치약을 구입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은 잠시 사그라드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잊고 있었던 치약 사건이 퇴근하면서 눈에 띈 다이소 덕분에 생각이 나버렸지 뭐예요.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한 개 미리 좀 사야겠다...'


그렇게 방문한 다이소의 치약은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작더라고요. 아마도 저렴한 가격이니 그럴 수 있다 싶었습니다. 이 정도라면 하나 정도의 여분은 있어도 괜찮겠다 싶기도 했고요. 아차 싶었지만 결국 작은 치약 하나를 구입했고 바로 생필품 보관 상자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한 건 그렇게 구입을 했음에도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여분이 없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는 겁니다. 이러다 혹시 다음 달에는 이런 생각들이 너무도 커져 다시 여분을 구입하지 않을지도 모르고요.


물론 그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니멀라이프를 살다 보니 물건의 양을 줄이는 일이 최대의 관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용하고 있는 것 외의 여분을 줄이는 것이 크게 한몫한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었고요. 그리고 이런 상황이 가끔은 발생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런 저는 앞으로 미니멀라이프를 살면서 꼭 지키고 싶은 게 있습니다. 물건들 중 특히 생필품은 필요한 만큼만 채우는 것입니다. 괜찮다면 여분을 두지 않는 것이 더 좋겠지만 말이에요. 만약 여분이 굳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 딱 한 개만.


이런 확신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또 초보 미니멀리스트에서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상황이 여의치 않아 여분의 물건들이 많아질 때도 있어요. 여전히 저희 집 곳곳에는 많은 생필품들이 자리 잡고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사용하고 있답니다. 언젠가 이 여분들을 모두 사용하고 나면 조금은 신중하게 구입하고 싶습니다. 어차피 생활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들이잖아요.


화장지나 세제 등 어쩔 수 없는 것들은 제외하더라도 치약, 비누, 샴푸 등은 여분을 줄일 수 있는지를 한 번 더 생각하고 고민하겠습니다.

매일이 힘들고 피곤하다는 핑계 속에서 집안일에 좀 소홀해지는 요즘입니다. 다행히도 미니멀라이프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만. 계속 이렇게 버티고만 있게 된다면 다시 늘어나는 게 또 물건들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오늘은 집안을 좀 둘러봐야겠어요.


미니멀라이프를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오늘은 왠지 다시 시작을 또 한 번 외쳐보고 싶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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