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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편함 정도는 감수하지 머!

by 미니멀랑이



저는 워킹맘입니다. 워킹맘이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을 말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인 투 식스를 근무조건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말하는 워킹맘은 꼭 회사에 다니면서 일하는 엄마만을 얘기하는 건 아니에요.


집에서 프리랜서로 일을 할 수도 있고요. 집안일을 전업으로 하는 주부님들 역시 워킹맘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일하는 엄마라는 거예요. 그런 엄마들에게 집안일을 덜어줄 수 있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건 뭘까요?


남편? 니죠..

그건 바로 가전제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역시도 많은 가전제품들의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하고요. 요즘엔 머. 정말 편하게 살림한다는 얘기들이 오 갈 정도로 많은 가전제품들이 있다는 거 아시죠?


어릴 때만 하더라도 냉장고, 세탁기, TV가 다였는데. 세상 참 편해진 건 사실인 거 같습니다.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저도 나이가 들수록 갖고 싶은 가전제품이 점점 늘어나고 있긴 해요. 식기 세척기, 건조기, 로봇청소기, 의류관리기 등.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사 들이고 싶은데요.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물론 돈도 없을뿐더러 집이 너무 작거든요.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을 채워주기엔 너무도 많이요. 사실 정말 필요했다면 비상금이라도 털어서 샀을 거예요. 그런데 그게 다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편한 가전제품들을 들이는데 망설이는 마지막 이유는 바로 미니멀라이프 때문이에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비우기 위해 애를 썼는데요. 특히 가전제품이나 가구들은 한번 비우려면 아주 아주 아주 아주 큰 마음을 먹어야 했거든요.


물론 가전제품들은 무료로 수거가 되지만은 가구는 또 어떤가요? 오히려 돈을 주고 버려야 하잖아요. 이러니 아무리 좋은 가전제품이라 해도 집안에 들이는 일은 좀 망설이게 됩니다. 없어도 살았는데 굳이.




저희 집에는 없는 거 빼고 많은 가전제품들이 있습니다. 그런 가전제품들이 요즘 쓰임이 다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장 나는 가전들도 생기고요. 쓰임이 줄어드는 가전제품들 역시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거든요.


매일 틀어놓았던 TV를 끄고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고요. 시원찮은 15년 된 냉장고 대신 김치냉장고에 반찬을 넣어둡니다. 지금처럼 쌀쌀해지는 날씨가 되면 베란다에 국이 담겨있는 냄비나 보리차가 들어있는 주전자를 내놓기도 하고요.


그뿐인가요?

에어프라이와 전자레인지 대신에 프라이팬으로 해 먹는 날이 많아졌고요. 움직이기 힘든 유선청소기 대신 무선 청소기를 많이 사용합니다. 번거로운 물걸레 청소기보다는 잘라놓은 행주로 대걸레질을 하기도 하네요.


그렇게 쓰임이 줄은 데다가 거기에서 오는 조금의 불편함까지 감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어쩜 이미 미니멀라이프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었 봅니다.



물론 극단적으로 세탁기 없이 손빨래를 한다든지. 냉장고 없이 매 끼니마다 장을 봐서 음식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 없이 살 자신도 없고요. 그래서 이왕 집에 들여놓은 물건들이라면 마음을 다해 쓰는 밖에요.


하지만 안 쓰는 가전제품이나 가구가 있다면 시원하게 비우고 싶습니다. 다시 사지 않아도 되는 가전이라면 구입하지도 않을 거고요. 걱정이 되긴 하지만 사용을 줄이면서 없이 사는 연습도 많이 했으니까요. 지만 편함도 함께 했고요


이제는 진짜 없이 살아봐도 되지 않을까요?


이 모든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미니멀라이프 덕분입니다.덕분에 불편을 시작할 용기가 생요. 다만 가끔은 가전제품 대신 직접 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보다 책상 앞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땐 과감하게 잠시 미뤄도 됩니다. 미뤄도 될 만큼 이미 단순하고 홀가분한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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