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함께하자
조카가 태어나고 6개월이 지났다.
우리 조카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크고 있다.
심지어 요샌 스마트폰이라는 사물을 알아보고 영상통화를 하면 화면에 나오는 상대가 본인에게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
하지만 곧 5살이 되는 우리 강아지는 그렇지 못하다.
아직도 화면에 나오는 소리나 영상에 반응하지 않는다.
아기의 시간은 흘러가는데 강아지에게 흐르는 시간은 멈춘 것 마냥 천천히 흐르고 있다.
말귀를 귀신같이 알아먹는 것 같아도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새로운 명령어를 가르치는 시간은 더뎠다.
내가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집에 혼자 오래있는 시간이 익숙해질만도 한데, 내가 저녁에 집에만 들어오면 아직도 옆집에도 들릴 만큼 크게 짖으며 우는 소리를 한다.
아직도 주말 늦은 아침엔 침대 옆자리에 내 몸에 자기 몸을 꼭 맞대고 잠을 청한다.
좀 더 천천히 흘러서 우리에게 허용된,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