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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imize Impact Mar 08. 2020

그 남자가 사는 법

'코로나19'보다 무서운 건 '경기침체'라고?

사회적거리두기: 물리적 세상에서 멀어진다는 것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정부는 20년 3월 첫째 주을 기준으로 2주간이 고비라며,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를 권고했지요. 치사율 3.4%(3월 첫째주 세계 평균이며, 실시간으로 변동됨) 바이러스가 휩쓴 세상에서 물리적 접촉은 대폭 사라지고, 생활의 아주 사소한 영역을 포함한 많은 활동이 사이버상에서 대체되고 있습니다. 청도에 계신 부모님이(네, 경북에 있는 그 청도 맞습니다. 신천지 아니세요... ㅠ) 걱정되어 반찬을 보내드리려고 인터넷을 들어갔더니, 주문량이 급증하여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공지가 떠 있더군요. 아마 시장에 나가 장을 보는 것조차 사람들이 꺼리고 있는 덕분이겠지요.



전염성 질병 하나만으로도 온 세상이 들썩입니다. 그리고 퍼져가는 질병의 위험 속에서 사람들이 더 무서워하는 건 바로 경제위기이지요. 매장을 가지고 자영업 하는 사람, 모임이나 관광 기반 사업 등 오프라인에서 직접적인 실거래가 이뤄지는 사업체의 경우, 운영 규모를 떠나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때론 위기의 상황에서도 큰 실리를 챙기는 산업들도 있겠지요. 마스크, 손세정제 제조업자는 말할 것도 없고, 방역/의료업/식음료 배달업 등이 그러할 것입니다. 물리적 거래가 대폭 사라져 버린 세상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산업은 뜻밖의 호황을 맞았을 테지요. 미국의 미래학자 '제리미 리프킨'이 2001년에 출간한 책 '소유의 종말'에서 "사이버스페이스라는 에테르 속에 떠 있는 그 공간은 대지를 덮은 제2의 지표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써놓았 듯, 물리적 현실 세계 위에 한 꺼풀 내려앉은 가상의 세계가 실제 존재하는 (물리적) 세상보다 더 막강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야말로, 국가적 비상상태의 한가운데서도 손가락만 까딱하면 마법처럼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들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왔다는 뜻이겠지요.



위급한 상황에서 전자상거래와 유통망이 정교하게 짜여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건 되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한 편으로 놀랍고 안도하면서도, 이다지도 '물리적인 삶'에서 멀어진 우리의 존재의 위태로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당장 먹고, 쓰는 것을 내가 만들어내지 않아도, 나의 '현대적인 노동으로 번 돈'으로 누군가의 물리적 노동의 결과물을 소비하고, 전적으로 타인의 노동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것에 대해 말이지요. 관련하여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성장으로부터의 해방(니코페히 저)'의 몇 구절을 가져와 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 없이 생필품 쇼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며, 집 앞마당을 청소하거나 손으로 편지를 쓴다거나 가재도구들이 고장 났을 때 이를 수리할 수 있는 능력, 혹은 물건을 이웃과 나누어 쓰는 방법 등을 잊고 살고 있다. 실은 그럴 필요도 없다. 보다 간편해진 기술과, 서비스업의 발달 그리고 넉넉한 수입으로 인해 쉼 없이 새로운 상품을 사들이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다. 기계가 사람을 대신해 주고 24시간 서비스가 있음으로 해서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느 생각이 지배적이다.
(중략) 개인이 치러낼 수 있는 능력의 한계가 점점 더 퇴보함과 동시에 이를 대신 해결해 주는 대행업이 괴물처럼 성장했다. 이런 '편의주의' 속에서 물리학적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누군가는 불편하고 더러운 일을 해야 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한계가 없어 보인다. 아시아, 라틴아메리카나 아프리카의 소위 '스웻샵'은 불편하고 더러운 일은 지구 상의 다른 곳으로 보내버리는 현상이 생산 과정의 당연한 일부가 되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중략) 여기서 상실되는 것은 비단 각자의 실천력뿐 아니라 결핍의 힘이다. 자기 절제와 자가 능력으로 정의될 수 있는 인간의 존엄성 대신 전기 코드를 누군가 빼버려 하늘이 무너지게 할 수 있다는 막연한 공포감과 의존성에 의해 삶이 지배받는다. 지금 우리의 삶은 아주 사소한 것조차 에너지 집중적인 서비스와 기계에 의존하고 있다. 주삿바늘을 꽂고 있는 환자와 같아서 극도로 무기력한 상태다.
(중략) 예를 들어, 매일 하는 일이라고는 핸드폰에 매달려 있는 것과 서류 만지는 것, 그리고 회의에 참석하거나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이 전부인 탑 매니저의 '노동 가치'를 초호화 주택과 휴가 여행으로 어떻게 환산할 수 있을까? 신체적인 일을 에너지 노예(Minimize Impact 주석* 에너지를 활용하여 이익을 가져다주는 기술, 넓게는 노동의 외주화까지 포함)에게 의뢰하는 정도가 커짐에 따라 각 개인이 수행하는 실질적인 일과 그 대가로 취하고자 하는 요구사항들 사이의 관계는 거의 기괴한 수준으로 비정상적이 될 수밖에 없다. 기술의 힘을 빌려서 신체적 수고로움을 덜어내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능력 범위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취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관계는 우리의 부가 생태계를 착취함으로써 얻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해 준다. 생태계 착취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 완벽해지고 있다.


위기가 올 때마다 개인의 취약성은 더 두드러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세계적인 유행병 '팬데믹'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각국이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을 권고했지요. 전 세계 경제 규모 2위를 차지하던 중국이 제조업 가동률을 중단하거나 낮췄다는 한 가지 변수. 그것 하나만으로도 중국에 의존하던 여타 다른 세계 시장에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삶을 주물러대는 경제는 극도로 상호의존적이라 모래성 위에 쌓은 카드처럼 연약합니다. 그리고 자본에 깊숙이 물들어진 개인의 삶도 그만큼 쉽게 타격을 받게 되지요. 저 또한 아직까지 수입의 대부분을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고 있어,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찾아오는 위기는 '자본'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음에도 나 스스로가 얼마나 자본의 고리에 속박되어 있는지 또 얼마나 준비되어 있지 않은 사람인지 실감하게 되어 부끄러워질 따름입니다. 이럴 땐, 외부적 영향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삶의 디자인하고 꾸려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번 더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지요. 그래서 오늘은 미국의 '모험가'이자 '환경운동가'인 'Rob Greenfield'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자신의 삶에서 '자본'의 영향력을 점차 줄여 나가며, 자립을 통해 환경적 실천을 이어나가는 진짜배기의 이야깁니다.


그 남자가 사는 법

Rob Greendfield는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방식을 통해, 다채로운 방식으로 환경운동을 전개해나가는 활동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최초의 덤스터 다이버*(Dumster-diver)', '쓰레기를 입고 다니는 남자(Trash Man)', '111개의 물건만 소유한 남자', '1년 동안 샤워하지 않은 남자', '1년 동안 도시에서 식량을 100% 자급자족한 남자' 등과 같은 여러 이름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지요.

*덤스터 다이버(Dumster-diver): 쓰레기통에 버려진 판매되고 남은 재고(유통기한의 초과 등)를 재화로 구매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취득하는 사람들. 주로 노숙인 등을 떠올리기 쉬우나, 환경운동 차원으로 실행하는 이들도 있다


그의 기행에 가까운 캠페인은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지만 그도 날 때부터 '환경실천가'는 아니었습니다. 한 때 그는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차를 때깔 나게 매일 닦고, 30세되던 해에 백만장자가 되는 게 꿈이던 평범한 대학생이었지요. 하지만 졸업 후, 24살이 되던 해 다큐멘터리 (클릭시 리스트로 링크됩니다)을 보면서 그가 먹고, 입고, 소비하는 모든 것들이 뭔가 잘못된 시스템으로부터 온다는 걸 깨닫고 우리 세대가 봉착한 문제점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됩니다.  


Rob의 변천사(저랑 비슷하시네요 ㅋㅋ)


처음에는 지역에서 난 상품 소비하기(대형마트 가지 않기), 쓰레기 줄이기, 재활용 가능한 쇼핑백과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처럼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던 그는 점차 자신이 몰고 다니던 자동차를 처분하고, 은행 및 투자처에 있던 자신의 금융 자본을 모두 철회하는 등 점차 화폐에 대한 의존도를 자신의 삶에서 점점 줄여 나갑니다. 그렇게 한 주에 하나씩 시도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2년쯤 되었을 때,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해야겠다 결심하게 되지요.


대나무 자전거를 타고 떠난 첫 여행: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첫 관심을 피우다

2013년, 첫 시작은 대나무 자전거를 타고 104일 간 미대륙을 횡단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여행에 앞서, Rob은 '음식, 물, 에너지, 쓰레기, 교통수단'에 관한 환경적 영향력을 최대한 줄이겠다 결심했지요. 자전거는 그의 든든한 운송수단이 되었고, 상하수도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물 대신 강이나 냇가 등에서 물을 채취해 마시고 씻었으며(여행 동안 610L의 물만 소비), 쓰레기는 오직 0.9kg만 만들어 냈지요. 특히, 식량의 경우엔 '지역 내에서 생산되고, 유기농이며 포장되지 않은 것'만을 먹겠다고 결심했는데, 한 지역(미국 내 소비되는 식량을 절반 이상 생산하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그런 조건에 맞는 음식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오늘의 그를 있게 한 '덤스터 다이빙'이 시작됩니다.

그에게도 처음엔 쓰레기통 안에서 꺼낸 음식을 섭취하는 게 쉽지 않았지요. 하지만 떨리는 마음으로 인생 첫 번째 쓰레기통을 여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수확에 근심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지금 당장 팔아도 손색없을 정도의 양호한 상태의 음식들이 마구 버려져 있었으니까요. 단지, 유통기한이 약간 지나서(여전히 먹을 수 있는 상태임에도) 또는 모양이 예쁘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버려진 음식들 말이지요. 그는 여행 기간 동안 수많은 쓰레기통에서 280파운드의 '당장 먹어도 손색없는 음식물'을 건져내고 섭취했지요. 이 일을 계기로 그는 미국 내, 음식이 생산/유통/폐기되는 과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캠페인을 전개합니다. 아래 링크로 가시면 Rob Greenfiled가 정리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Tips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활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활동 가이드(영어)


먹고사니즘: Rob의 1년간 자력갱생 프로젝트! 도시에서 100% 식량 자급자족하기

Rob이 도전한 프로젝트는 앞서 그를 지칭하는 수많은 별명처럼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일련의 활동이 거듭될수록, 그는 '자본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21세기 인간의 꾸준히 보여주지요. 그는 삶에서 화폐의 교환을 최소화하며, 어떤 빚도 어떤 청구서도 그의 앞에 날아오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Rob이 100% 식량자급 프로젝트를 하며, 올랜도에서 살았던 2.8평의 집


Rob의 지난한 활동 중, 가장 나의 관심을 끌었던 건, 그가 도시 한가운데서 식량을 100% 자급자족한 프로젝트입니다. 슈퍼마켓, 마트, 레스토랑, 바에 가지 않고 심지어 약용식물을 직접 길러 병원이나 약국에 들르지도 않았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할 때, Rob에게 '먹고사니즘'이란 자본과 연결된 생업에 애달프게 매달리는 것이 아니었지요. 아마, '먹는 것'을 필요한 만큼 또는 이웃과 나눌 만큼 정직하게 생산하고, 요리하며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는 삶을 실험해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겠다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가 시골에 넓은 농지를 얻었을 거라 생각했지요. 하지만 그는 플로리다의 올랜도(부근에 디즈니랜드가 있다고 하네요)라는 도시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바로 누군가의 잔디가 깔린 앞마당에서요! 그리고 앞마당을 가든으로 바꿔주고, 여기서 얻은 수확물과 가드닝에 관한 지식을 공유하는 조건으로 땅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집의 뒷마당에는 재활용 자재로 만든 2.8평의 작은 집을 손수 지었죠. Rob이 지향하듯, 화폐의 거래 없이도 상호 간의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는 이 곳에서 100여 종이 넘는 채소를 키웠고, 200종이 넘는 신선한 열매를 자연에서 채취해 먹었습니다. 심지어 바닷물에서 소금까지 직접 생산하고, 동물성 단백질의 경우는 로드킬 당한 사슴에서 얻어 오기도 했죠(많은 사람들이 Rob이 비건이나 채식주의자일 거라 생각하지만, 그는 한 영상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환경을 실천하는 데 있어, 환경주의자는 무조건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한다거나 등 흑백논리로 구분하지 말자고 했지요). 그리고 커뮤니티 가든에 동참해 여러 과일나무를 심고, 채취한 열매를 먹었습니다.

Rob의 1년 간의 자력갱생 프로젝트는 단지 자신을 먹여 살리는데만 그치지 않았지요. 그는 자신처럼 자립적인 삶을 일구길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커뮤니티에 동참해 채소밭을 가꾸는 교육을 하거나, 자신이 가꾼 식물에서 채취한 5,000개가 넘는 무료 씨앗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도시 한가운데서 자신만의 채소밭을 가꿀 수 있는 가이드북을 온라인에 배포하기도 했지요.


Rob Greenfield의 가든 랜선 투어


Rob은 덤스터 다이빙을 시작으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식량생산 시스템'에 대해 탐구하면서, 고도로 산업화되고 세계화돼버린 이 산업의 문제점을 꾸준히 비판해오고 있습니다. (1) 농지 확보를 위한 산림 파괴, (2) 동물들의 서식지 상실, (3) 미생물 및 환경 시스템을 파괴하는 살충제/농약 살포, (4) 엄청난 량의 농업용수 사용과 농약, 비료 등으로 인한 물과 토양 오염, (5) 공장식 축산을 통한 가축형 동물 학대, (6) 불공정한 노동 시스템, (7) 수많은 종류의 포장재 그리고 (8) 장거리 운송을 통한 화석 연료 사용 등 Rob은 산업형 농업과 유통시스템에 관련한 수많은 형태의 파괴적인 힘을 알리고, 이러한 고리에서 의존하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메시지로 전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도시 안에서 100%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유였지요.


식량생산 및 농업이 전지구에 미치는 영향 (https://ourworldindata.org/environmental-impacts-of-food)

식량산업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1 이상(26%)을 차지한다

전 세계 토지(사막 및 빙하/얼어있는 땅 제외)의 반 이상이 농업을 위해 사용된다

전 세계 70%의 담수가 농업에 사용된다

79%의 해양과 담수의 부영양화는 농업 때문에 일어난다

전 지구 상에 있는 포유동물의 97%는 가축이다(인간 제외). 이는 가축이 차지하는 비율이 야생 포유류 수보다 15배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에서 자급자족하기: 식량으로부터 얻는 자유(영어)


자립의 힘을 갖춘 작은 단위의 개인/커뮤니티

누군가는 말하겠지요. Rob이 보여주는 활동은 일종의 캠페인이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대조하기엔 너무 극단적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활동의 원인(예를 들어, 위에 제시한 것 같이 산업화/세계화된 식량 생산 시스템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고 들어가다 보면, 도대체 누구의 삶의 방식이 더 극단적인지 다시 되묻게 됩니다. 무엇이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이고, 무엇이 기만하는 삶의 모습인지 방향을 잃어버린 오늘날, 여전히 그 시스템 안에 톱니바퀴처럼 끼여있는 나의 삶을 다시 돌아봅니다. 그리고 외부의 영향력이 개인의 삶을 흔들 때마다, 용기 있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며 상대적으로 강인한 자립성을 기른 Rob과 같은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 나오는 두메산골 '동막골'사람들은 마을 외부에서 한국전쟁이 터진지도 모르고, 외부세계와 고립된 채 자급자족하며 살았다고 하지요. 모든 것이 도미노처럼 연결되어 있고, 외부에 생생히 노출되어 있고, 의존적인 지금의 세상에서 하나의 파동이 보내는 두려움은 어마어마합니다. 연결됨으로써 취약해지는 나약한 구조를 벗어나, 때로는 외부의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갖춘 작은 단위의 움직임을 꿈꿉니다. 이번 해부터는 옥상에 작은 텃밭이라도 가꾸기를 계획하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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