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프로세스 마이닝으로 리스크를 예측하다

사고가 아니라 '흐름' 속 조짐을 포착하라

by 마이닝플러스


아무 일도 없던 그날, 로그는 이미 말하고 있었다


문제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듯하지만, 돌이켜보면 늘 그 징후는 존재했습니다.

납기 지연, 계약 오류, 규정 불이행, 고객 불만처럼 갑작스러운 문제들도 실은 데이터 속에서 조용히 그 싹을 틔우고 있었던 것이죠. 마치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가 결국 큰 파도를 일으키듯 말입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특정 부서에서 지난달 문서 승인 누락이 5건이나 발생했습니다. 이는 전체 승인 건수의 10%에 달하는 수치로,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엔 그 파급력이 클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누락은 결국 중요한 계약 지연이나 심각한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부 규정에 맞춰야 할 중요한 프로세스가 내부에서는 편의를 위해 슬그머니 생략되곤 합니다. 최근 감사에서 이러한 사실이 적발되어 기업 전체가 상당한 과태료를 물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단 한 사람의 병가가 전체 프로젝트 납기 지연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는 평소 비효율적인 업무 분배와 만성적인 인력 부족이라는 숨겨진 리스크가 표면으로 드러난 단적인 사례입니다.


이처럼 처음에는 그저 ‘예외적인 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이는 오랫동안 습관처럼 반복되어 온 작은 일탈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리스크는 흐름 속에 있다

Screenshot_5.png

프로세스 마이닝은 단순히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숨겨진 리스크를 조기에 발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숨어 있습니다. 마치 의사가 환자의 과거 병력과 생활 습관을 꼼꼼히 분석하여 미래의 질병을 예측하듯, 프로세스 마이닝은 기업의 업무 시스템 내에 기록된 디지털 발자국, 즉 로그 데이터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감지해 냅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우선, 실제 업무 흐름과 기업이 설정한 표준 프로세스를 정밀하게 비교하여 누락되었거나 의도적으로 우회된 단계를 자동으로 찾아냅니다. 이는 마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운전자의 실제 경로와 최적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비교하여 경로 이탈 여부를 알려주는 것과 유사합니다.

더불어 각 부서별 규정 준수율을 객관적인 수치로 제시함으로써, 특정 부서나 프로세스에서 일탈 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점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숙련된 담당자의 ‘감’이나 제한적인 ‘샘플링’에 의존해야 했던 감사를 이제는 데이터 기반의 정량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로 혁신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겉으로 보기에 ‘정상적인 흐름’이라고 할지라도, 그 속을 다시 한번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합니다. 우리는 익숙함 속에서 문제점을 간과하거나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규정 위반보다 더 무서운 건 ‘내재화된 비정상’


많은 조직에서 규정 위반이나 절차 생략에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합니다. 인력이 부족해서, 상사의 승인이 너무 오래 걸려서, 혹은 기존 방식보다 ‘그냥 그게 더 빠르니까’와 같은 이유들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더욱 위험합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비정상적인 업무 방식은 조직 문화 깊숙이 스며들어 결국 문제에 대한 인식 자체를 무뎌지게 만들고,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서 100건 중 단 3건의 규정 위반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그 3건이 고객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거나 외부 감사 과정에서 기업 전체의 리스크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데이터’가 알려준다

프로세스 마이닝은 더 이상 단순한 업무 개선 도구가 아닌, 조직의 잠재적인 리스크를 사전에 정확하게 포착하고, 심각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이상 징후”를 감지하여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주는 첨병과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은 기업의 다양한 업무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이벤트 로그를 촘촘히 분석하여, 업무 활동의 순서, 소요 시간, 담당자 등의 핵심 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제시함으로써 비정상적인 패턴을 효과적으로 찾아냅니다.


규정된 승인 절차를 따르지 않고 임의로 진행된 승인 경로, 특정 시점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업무 지연, 특정 부서에서 유독 자주 발생하는 문서 누락 등의 이상 징후들이 모두 ‘감’이 아닌 객관적인 로그 데이터에 기반한 정량적 분석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위기를 예측하는 조직만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사건이 발생한 후에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이미 늦은 대응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업무 ‘흐름’ 속에서 미묘한 조짐을 먼저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능력, 이것이야말로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갈 지금의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력은 단순히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글 예고: 데이터로 예측하고, 의사결정을 앞당기다


오늘 글에서는 프로세스 마이닝이 과거의 업무 흐름 속에서 숨겨진 리스크를 어떻게 찾아내는지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미래를 예측하고, 더 나은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심도 있게 논의해 볼 예정입니다.


과거의 흐름을 분석하면 정말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요?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판단이 숙련된 전문가의 직관을 뛰어넘는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일까요? 단순히 수치를 나열하는 것보다 업무 ‘흐름’ 자체가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Hint! ‘정확한 판단’은 데이터를 ‘제대로’ 보는 통찰력에서 시작됩니다 :)


keyword
작가의 이전글#05. 프로세스 마이닝으로 고객 만족도를 설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