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잃은 그녀, 인어공주

by Minionii


"목소리가 안 나와!!"


한 이삼일 전부터

침을 삼키는 자리마다 덩어리가 느껴졌습니다.

목소리가 나오려면 고개를 넘어야 했지요.


말을 안 하고 살 순 없으니

쉰소리가 나오고 갈라져도

억지로 소리를 내어 말을 더 했는데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목소리가 안 나오네요.


게다가 이젠 말하지 않을 때도 목이 아프기까지 합니다.




끄적끄적

목소리가 안 나오니

글을 써가며 의사소통을 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가 싶습니다.

그래도 생각을 전할 방법은 있으니 말입니다.


다만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지요.

글자를 쓰는 건 말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니

대화에 제대로 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가족이 멀리 있거나

혹은 아직 글자를 모르는 둘째와 셋째에게는

그것마저 통하지 않습니다.


가까이 있는 가족에게

손짓 발짓을 해가며 대신 전달해 달라고 부탁도 해봅니다.


답답한 마음에

소리 없는 글자로 안타까운 마음을 부르짖어 봅니다.




아리엘

목소리를 잃은 디즈니 인어 공주,

아리엘 이 떠올랐습니다.


사랑하는 왕자를 따라 육지로 가기 위해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목소리를

다리와 바꾼 그녀.


목소리를 잃고 다리를 얻어

그녀는 과연 행복했을까요.


자신이 구했다는 사실을

끝내 말로 전하지 못한

그녀의 답답함을 오늘에서야 이해해 봅니다.


고구마를 백개쯤 먹은 듯한 먹먹한 심정입니다.




목소리의 소중함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겠습니다.

목소리의 소중함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 이대로 목소리가 안 나오면 어쩌지 '


괜한 걱정도 앞섭니다.


내일 바로 병원에 달려가 봐야겠어요.




있을 때 잘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우리는 늘

가까이 있을 땐 소중함을 잊고

사라지고 나서야 깨닫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잊고 사는 부분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읽고 쓰고 말하고 숨 쉬게 해주는 우리의 이목구비와 손,

어디든 이동 가능하게 하는 두 다리,

잘 먹고 소화시켜 주는 오장육부.

큰 고장 없이 잘 작동해 주는 몸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

나와 함께 울고 웃어주는 분들입니다.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생각합니다.

글을 쓸 수 있고, 피아노를 칠 수 있고,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춤을 추고 걸을 수 있다는 것.


그 소중함을 되새겨봅니다.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덧) 복직하려니 참 소중한 게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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