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들이 별자리처럼 뜬다

by 민이새

도심 극장, 불이 반쯤만 꺼진 시간
스크린 위로 길게 빛이 지나가고
그 속에서 먼지들이 별자리처럼 뜬다


사람들은 자리를 찾고
휴대폰 밝기를 낮추고
팝콘 종이는 조용히 접힌다
발소리가 하나둘 작아지며
공기에도 숨이 맞춰진다


그 입자들은 오늘의 흔적이다
외투에서 털려 나온 한 줌의 오후,
거리에서 들고 온 바람의 잔향
우리가 여기까지 걸어온 관성


나는 그 흐름을 한동안 바라본다
누가 그려준 것도 아닌데
점과 점이 잠깐씩 선이 되는 걸 보면
앞으로 나아갈 마음이 생긴다


불이 더 어두워지고
예고편의 첫 장면이 켜질 때
먼지들은 빛에서 사라진 듯 보이지만
여전히 한가운데 떠 있다


각자 제 자리에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방금 지나간 공기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히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