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송곳

by 민이새

세탁소 구석,
작은 바늘과 큰 송곳이 나란히 놓여 있다.


엄마의 손끝은
늘 송곳을 먼저 찾았다.


단단한 천을 뚫을 때,
묵묵히 버티는 듯한 그 힘.


나는 그 송곳이
엄마의 삶 같다고 생각했다.


48년 겨울에 태어나
여름 같은 세월을 건너
혼자서, 늘 혼자서
구멍을 뚫고, 길을 만들었다.


옷감이 아니라,
세월을 뚫는 손끝.


엄마의 송곳은
언젠가 멈출지라도,
그 자리에 남은 구멍은
빛이 스며드는 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