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자 평점의 모순
별점 테러라는 말이 있다. 구매한 사람의 리뷰를 적극 수용하는 요즘의 구매자들의 의식에 관여해 구매를 멈추게 하고, 그로 인해 매출의 극심한 타격을 입어 급기야는 폐업까지 하게 되는 상황으로 가게 하기에 빚어진 단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 테러가 아니고 무엇이겠나.
판매자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동의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기서 누구나,라는 것은 적어도 아주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사람들을 지칭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누구나는 상황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보며 그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해 낼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런 정상적인 누구나가 많지 않은 듯하다.
몇 주 전이었다.
한 오픈 마켓에서 구매를 하려고 리뷰를 보던 중, 구매 평점 평균지수를 낮추는 낮은 평점을 살펴보았다. 낮은 평점이 문제가 아니다. 그다지 좋지 않은 상품을 기획하고 구매 마케팅을 통해 최고의 상품인 냥 리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나는 무조건 좋은 상품평을 믿지는 않는다. 그래서 낮은 평점까지도 따로 솔트(재정렬)해서 보는 편인데, 낮은 평점이 진짜 고객의 목소리일 수도 있기 때문에 생긴 습관이다. 하지만 간혹 이렇게 어이가 없는 리뷰를 만나곤 한다.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정도
★☆☆☆☆
이건 무슨 조화인가?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나는 사람의 별점이 하나뿐이라면, 안 좋은 상품에는 마이너스 별점 천 개를 줄 셈인가? 인심이 저리도 각박한 것인가, 악의적인 것인가?
구매자의 입장에서도 이런 리뷰를 보면 참 당황스러운데 판매자의 입장이라면 어떨까? 내 구매평점 평균지수를 갉아먹는 악의적이거나 혹은 우롱하는 리뷰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라면, 화가 날 것 같다. 그렇다고 고객과 싸워야 할까?
아주 예전에 악의적인 댓글을 단 고객에게 댓글로 응수한 판매자를 본 적이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같은 레벨로 격의 없는 언어로 다툰 흔적은 그대로 리뷰 창에 쌓여 갔다. 판매자가 이 글을 읽을 3자, 잠재적 고객을 의식해 멋있는 문장으로 잘 대처했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설익은 대처로 해당 사이트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고 다신 찾지 않게 되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리뷰는 해당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이며 나와 같은 고객에게 쓰는 쪽지 같은 것이다. 판매자에게는 피드백을 기반으로 더 낫게 개선하게 하고, 구매자들에게는 판매자가 제공한 광고에 과대포장한 부분을 짚어주어 속지 않고 판단하게 도와주는 것 말이다. 그러니 정신 좀 차리고 쓰자. 좋은 상품에는 칭찬을, 좋지 않은 상품에는 개선 사항을 적어주자. 그렇게 상식적인 사람들의 의견으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질이 좋아지고 성숙된 문화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