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5. 십자매 한쌍, 우리 식구가 되다.
2023.04.02. 첫 알이 생기다.
2023.04.06. 둘째 알이 생기다.
2023.04.24. 알 하나가 사라지다.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출근을 했는데, 두 녀석이 모두 둥지 밖으로 나와 있었어요. 알을 품느라 두 녀석이 번갈아가며 둥지 안에 들어앉아 있었는데 말이죠. 어찌 된 일인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둥지 안을 보니 알 하나가 보이지 않았어요. 알 하나가 깨어난 건지 해서 둘러봤는데 움직이는 작은 새는 보이지 않았죠. 알이 보이지 않자 두 가지 물음이 떠올랐는데 하나는 엄마아빠가 먹었다는 것과 하나는 깨어난 새끼가 버둥거리다가 밑으로 떨어졌나 하는 것이었는데 아무리 봐도 작은 새끼는 없었어요.
깨어나지 않는 알을 엄마아빠가 먹었다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어요. 작은 새 두 마리를 데려와 새들도 엄마아빠가 처음일 테고, 저 또한 집사가 처음이라 도통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새를 키워본 적 있으신 우리 아빠가 하신 말씀이,
아직 애들이 어린가 보다.
알은 죽은 알일 수 있으니 빼줘라.
걔들도 속상할 거다.
알을 먹었을 거란 생각에 나쁜 녀석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걔들도 속상할 거라는 말씀에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우리는 각자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게 맞나 봅니다. 새들의 세상을 너무 사람의 시각으로 판단했으니까요. 그래도 나머지 알을 빼지는 못하겠어서 며칠 더 두고 보렵니다. 이것도 사람의 미련이겠죠. 녀석들은 나머지 알을 품지 않고 밖으로 나와 있는데요. 그래도. 혹시나. 태어나 줄까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