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흩날리거나 새가 먹어 똥을 싸면 안착한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죠. 나무가 스스로 자랄 힘을 얻으려면 햇볕을 잘 받아야 합니다. 또 중요한 게 바로 수분, 물이에요. 하지만 물과 볕이 잘 드는 자리에는 어떤가요? 이미 울창한 나무 숲이 형성돼 있어요. 그렇게 좋은 자리에는 뿌리가 발달한 큰 나무들이 오래 자리 잡고 있어서 작은 나무는 영양분을 잘 흡수해서 멋진 나무로 클 수가 없게 되는 거죠.
반면 척박한 바위에 안착한 씨앗의 경우엔 어떨까요? 비록 물은 풍요롭지 않지만 햇볕 하나는 따스히 받고 자랄 수 있어요. 물론 물이 없어 녹록지 않지만 의지만 있다면 그곳이 나만의 영역이 될 수 있고, 그래서 멋진 나무로 성장할 수 있단 거예요.
하나의 모양으로 똑같이 찍어낸 공산품이 아닌 우리 사람은, 저마다 태어나고 살아갈 환경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자꾸 환경 탓, 누구 탓을 하게 되면 어떠한 가능성도 힘을 낼 동기도 찾을 수 없을 거예요. 그래, 알겠다. 인정해 버릴 것.
어쨌든, 나는 여기서 살아야 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매일 해나가야 하는 힘을 얻었습니다. 좋은 비유로 힘을 보태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민식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