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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쌤 Jun 04. 2023

#11 코미디언

미치도록 웃기고 싶다


저는 진지한 사람입니다. 동시에 좀 개그 욕심과 깐족거리는 면이 있어서 그게 때론 웃기기도 한가 봅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꽤나 재밌는 친구로 통했고요. 무대에 올라 연기하는 것을 좋아해 주로 감초 역할을 했었죠. 제게는 좀 양면성이 있어서 웃기는 아이로 통했지만, 학교 카페에 익명게시판이 있었는데 저는 종종 고뇌의(?) 시를 써서 올려놓았답니다.


다음날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카페에 대체 누가 그딴 오글거리는 시를 써서 올리느냐고 웅성댔지만, 절대 저라고 하지 않았어요.




코미디언 

희극을 전문적으로 연기하는 사람.



저는 KBS희극인 공채시험에 한번 응시한 적이 있었어요. 정말 재밌는 남자 녀석이 있었는데 그 친구와 커플 개그를 짜서 대학로에서 공연도 하고 그랬었거든요. 공채시험에는 쇼호스트인 우리 둘이서 아주 옛날 물건을 가지고 나와 세상물정 도 모르고 아주 뻔뻔하게 정말 새롭다고 소개하는 내용이었어요.


나름대로는 웃기다고 짠 대본이었는데 심사위원 선생님들은 단 한 명도 웃지 않으셨고,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웃기려고 안쓰러운 발악을 하다가 "됐습니다. 나가주세요~"하는 친절하면서 단호한 목소리 앞에 고개를 떨구며 시험장 문을 열고 나왔었어요.


이후 저는 코미디언의 꿈을 단박에 접었고, 그 친구는 배우로 전향해 드라마 단역으로 계속 활동하고 있더라고요. (대민아. 잘 살고 있니? 널 응원하고 있어!)


이런 저의 웃기고 싶은 열정은 내가 주최가 된 무대 위의 코미디언이 아닌, 글로써 풀어내고 싶은 마음으로 굳어졌어요. 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네요. 사람을 웃게 하는 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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