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네이미스트

: 간결하다고 막 지은 게 아님을

저는 브랜딩에 관심이 많아요. 우리가 사업을 하면서 꼭 고민해야 할 방향과 비주얼, 그리고 사회적, 경제적, 심리학적 관점들의 유기적 기획을 생각하게 돼요. 이거 하면 될 것 같아,라는 감(?)은 어쩌다 운이 맞아 성공하지만 적극적인 창업자의 사업 방향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지 않고는 지속 성장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네이밍은 사업이죠. 고객에게 우리 사업이 보이는 첫 얼굴이기에 쉽게 정해져서는 안 될 거예요.

네이미스트

사람, 기업, 상표, 도메인 따위의 이름을 짓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몇 달 전, 친동생이 사업을 시작했어요. 오랜 시간 맞는 일을 찾지 못해서 다양한 일을 전전했던 아이였는데 자기 사업해 보겠다고 사업자등록을 해서는 제게 인쇄물 제작을 맡겼어요. 저는 인쇄물 디자인 업체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동생의 사업을 무척이나 응원하고, 그 마음을 담아 내가 아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서 최고로 적합한 마케팅을 해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어온 상호명이 너무 이상했죠. 진실유통......

상호명에서 어떤 특징도 발견할 수 없었어요. 진심도 아닌 진실이었고 심지어 어떤 유통을 한다는 건지도 알 수가 없었죠. 그래서 우리 동생의 특징을 상호에 넣은 에너지 넘치는 '청년'과 동생이 하는 유통 아이템을 상호에 넣어서 만들어 줬어요. 그리고 슬로건은 '열심히 사는'이라고 넣었죠. 저의 네이밍과 동생 스스로가 갖고 있는 밝고 기분 좋게 하는 에너지가 현장에서 만나며 영업을 간 곳의 사장님들에게 좋은 호응을 이끌며 시작한 지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고의 실적을 경신하는 에이스가 되고 있어요.

마케팅을 공부하며, 네이밍에 대한 고민을 습관적으로 하는 누나가 동생에게 줄 수 있는 응원이었는데 동생은 모르나 봅니다. 네이밍의 깊은 의미를!

[네이밍] 관련 명언

            이름은 불변이다(Names are immutable.) - 라만 브릴리앙(Raman Hui)          

            간결하고, 이질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외우기 쉬운 이름이 가장 좋다(Better a short life that is full of what you like doing than a long life spent in a miserable way.) - 로우 전(James Clear)          

            제품 이름은 제품 자체가 되어야 한다. - 스티브 잡스(Steve Jobs)          

            이름이란 물건의 가운데 있지 않습니다. 이름이란 이미 존재하는 물건을 담아내는 단지 한 가지 방법입니다. - 마가렛 에코(Margaret E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