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배우

: 완벽한 몰입과 호흡의 경험, 카타르시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끼가 참 많았어요. 주목받는 것을 정말 즐겨했죠. 초등학교 때부터 연기에 관심이 많아 신문기사에 난 SM아역연기자 모집공고를 보고는 전화를 걸어 신청방법을 물었던 기억이 나네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는 댄스부와 연극반을 동시에 합격해 활동하는 사람은 저뿐이었고, 그렇게 고등학생 때도 각종 무대란 무대는 다 올라가야 직성이 풀렸어요.

성격이 굉장히 쾌활할 것 같나요? 그런데 성격은 아주 내향형이랍니다. 독특한 것이 무대 위에 올라가면 어디서 났는지 모를 오버액션이 천연덕스럽게 나오더라고요. 또 다른 자아인 것 같아요. 능청스럽게 잘하니 자연스럽게 감초 역할이 주어졌습니다. 물론, 여주인공의 예쁜 비주얼도 아니긴 했습니다만.

배우

연극이나 영화 따위에 등장하는 인물로 분장하여 연기를 하는 사람

대학을 연극영화과로 진학하려다가 아버지의 심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고 또 대학을 보내줄 만큼 형편이 좋지 않아 일류 대학에 가는 게 아니라면 포기하자, 했던 것이 지금 이런 삶이 됐네요. 배우 쪽으로 가지 않은 것이 후회되진 않아요. 분명히 주변 분위기를 잘 흡수하는 저는 중심을 잘 못 잡고 감상적이거나 퇴폐한 생활을 했을 것 같아요. 분위기를 너무 잘 타는 것이 흠이라 지금의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생활이 저에게는 좋은 삶의 영양분이 되고 있어요.

제 지인 중에는 이미 얼굴이 알려진 배우가 된 친구가 있기도 하고 또 단역으로 고군분투하는 친구도 있어요. 그들을 보며 대리 만족하고 그들의 삶을 응원하고 있답니다. 제가 배우가 되고 싶진 않습니다. 무대 위에서의 완벽한 몰입감에 대한 황홀하고 속이 뻥 뚫리는 완벽한 체험은 청중의 시선과 공감대가 모아지면 생겨나는 것으로 경험을 했고, 정극 연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나만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자 삶을 기획하며 살고 있습니다.

[배우] 관련 명언

"연기란 말이 산으로 갈수록 쉬워진다. 내가 하는 일에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연기작품으로써 소중한 시각적, 감각적 경험이 될 수 없다." - 마릴린 먼로 (Marilyn Monroe)

"연기란 소외되고 부정당한 것을 안아주는 것이다. 공감, 이해, 위로, 용서, 영혼적인 고통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다." - 브라이언 콕스 (Brian Cox)

"연기란 거울이자 사실이다. 거울과 같이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되, 그 속에 진실이 없다면 거짓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연기자는 연기 속에서 진실을 찾고 있어야 한다." - 스텔라 아들러 (Stella Adler)

"연기란 마법과 같은 일이다. 그 안에서 행복과 슬픔, 욕망과 열망, 기쁨과 비애, 모든 것을 표현한 후에도, 마음 깊은 곳에 많은 것을 남겨야 한다." - 해롤드 클로스 (Harold Clu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