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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샤인 Jul 16. 2023

#49 브로커(중개인)

: 그럼 당신, 겨우 브로커네요



저는 중개인이라는 말의 의미를 그저 영화나 뉴스 같은 미디어에서 주로 접해 제가 브로커인 줄 몰랐습니다. 주로 암암리에 거래되는 무언가를 브로커라고 하니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요. 저는 도소매업을 하고 있어서 물건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한 고객에게 클레임이 들어왔고, 그 문제는 우리는 제조업체가 아닌 중간 유통에 있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해결해 줄 수 없는 사정을 이야기하자 고객의 말, "그럼 당신, 겨우 브로커였네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내가 브로커?





브로커

다른 사람의 의뢰를 받고 상행위의 대리 또는 매개를 하여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상인. 중매인, 판매 대리인 등이 대표적 사기성이 있는 거간꾼



사전에는 브로커를 유의어로 중개인, 중개상인, 사기꾼이라고 표현했어요. 유의어 사기꾼이 있다는 게 재밌죠. 우리 주변에 있는 공인중개사, 공인된 중개인들 모두 영어로 브로커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는 거죠. 중개는, 의뢰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분야에 실력을 가진 전문가에게 대신 의뢰를 맡기는 것인데 의뢰인들이  잘 모른다고 몇몇 분들이 뒤통수를 치나 봅니다.


저는 제가 일한 부분에 대한 대가, 부가가치 대가만 받고 일을 하고 나름대로 고객의 입장을 헤아리며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고객에게 브로커였냐는 무시조의 말을 들은 날, 저 깊은 바닥의 자존감에 금이 가는 게 느껴졌어요. 한동안 브로커의 늪에서 허우적거렸어요. 하지만 지금은 회복했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우리 업체 말고는 맡길 곳이 없다, 이곳이 마음에 들어 의뢰한다는 고객님들의 방문과 작업 후의 감사 인사를 받고 생각을 바꿨죠. 생각해 보니 100개의 작업을 대행하면 그중 5개의 컴플레인이 나와요.


확률적으로 5%의 불만이 95%의 만족을 다 가려버리는 게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젠 그런 말을 들으면 정중하고 깔끔하게 헤어지는 방법을 터득했죠. 내가 중개인인 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고 내 꿈이 제 아무리 높이 있다 한들 지금은 그저 중개인인 것을 인정하고 목표를 향해 걸어가야겠죠.


까짓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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