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편지
본 글에는 과거 아동 학대와
신체적·심리적 폭력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련 트라우마가 있거나 현재 마음 상태가
취약하신 분들은 읽으실 때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고통의 전시가 아닌,
스스로를 구원해 나가는
치유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은 브런치스토리에 작가 신청을 했습니다.
'브런치 고시'라고 불릴 만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는데,
마음을 비우고 있다가도
한 번에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제가 진료실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초등학생 때 제가 바보인 줄 알았습니다.
도통 수업을 따라갈 수 없었고,
담임 선생님은 저에게 가혹하셨으며
친구를 사귀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중학교에 가면서 성적이 오르긴 했지만,
저는 가출과 자살 시도, 자해를
반복하던 불안정한 청소년이었기에
충분히 배우고 공부하지 못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난 후 마음 한편에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내년에 사이버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라
오랜 저의 소망은 이제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오랫동안 사용했던
휴대폰 번호를 바꿨습니다.
제가 처음 휴대전화를 구매했던 2001년부터
지금까지 제 번호 뒷자리는
어머니가 사용하던 번호와 같았습니다.
그 번호는 어머니와 저, 동생 세 명이
가족이라는 상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그 번호를 사용해 온 건
저와 동생뿐이었고,
어머니는 이미 수년 전부터 더 이상
그 번호를 사용하지 않으십니다.
뒷번호를 바꾸고 나니,
이제는 더 이상 어머니와
관련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제 새벽부터 지금까지
저를 괴롭힌 학대자들과 고통스러운 사건들이
머릿속에서 재생되었지만,
오늘은 그 이야기를 적고 싶지 않습니다.
과거의 이야기보다는
미래의 이야기만 적고 싶습니다.
그래, 이제는 이런 날도 있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