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편지
본 글에는 과거 아동 학대와
신체적·심리적 폭력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련 트라우마가 있거나 현재 마음 상태가
취약하신 분들은 읽으실 때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고통의 전시가 아닌,
스스로를 구원해 나가는
치유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휴대폰을 보고 있다가 앱 푸시 알림으로
브런치 작가 승인이 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놀랍고 기뻐서 머릿속이 순간 반짝였습니다.
언젠가 지금 쓰는 글이 모여 만들어진 책을 들고
진료실에 가는 상상을 하며,
1년 정도는 꾸준히 글을 써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요즘 저는 J-pop 가수 시이나 링고의
'마루노우치 새디스틱'에 푹 빠져서
이 노래 한 곡만 하루 종일 듣고 있습니다.
시이나 링고의 앨범이 발매된 1999년도에
저는 초등학생이었지만, 노래를 듣고 있으면
왠지 그때 제가 빛나는 도시에서 삭막한 하루를
보내는 직장인이었던 것만 같습니다.
1999년도에 저는 초등학교 5학년이었습니다.
저는 그때 어머니 없이 학대자 A와 살고 있었습니다.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는데 '퍽' 소리와 함께
눈앞에서 빛이 번쩍였습니다.
학대자 A가 주먹으로 제 머리를 내리쳤기 때문입니다.
저는 너무 놀라 온몸이 얼어붙었습니다.
"처음부터 국만 처먹을 때 알아봤다.
돼지 새끼도 아니고 뭘 그렇게 허겁지겁 처먹어?"
저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도 안 되고,
국을 먼저 먹는 게 왜 맞을 일인지도 몰랐습니다.
제가 눈물을 뚝뚝 흘리자 학대자 A는
비어있는 제 국그릇을 보며
“가서 국 더 떠와" 라고 했습니다.
제가 싫다고 하니 기어이 제가 국을
떠올 때까지 욕을 퍼부었습니다.
억지로 떠온 국을 먹자 학대자 A는
다른 반찬도 먹어보라며 제 밥 위에
여러 가지 반찬을 올려 주었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모호한 거북함을
억지로 누르며, 저는 그날 꾸역꾸역 밥을 다 먹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저는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았습니다
밥을 안 먹겠다고 하니 또 귀가 찢어질 듯한
욕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빨리 집에서 나가고 싶은 마음에
억지로 입에 밥과 오이소박이를 우겨 넣다가
구역질이 나왔습니다.
화장실로 달려가 뱉으려고 했지만,
학대자 A는 제 멱살을 잡고
"뱉기만 해봐 어디, 진짜 가만 안 둔다"라고 했습니다.
정말 삼켜보려고 했지만
몸이 거부하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잡혀 있던 손에서 겨우 빠져나와 변기를 부여잡고
입에 있던 밥과 오이소박이를 모두 뱉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학대자 A는
"저거는 지가 좋아하는 김치볶음밥이었으면
벌써 다 처먹었을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식사 시간이 편하지 않습니다.
왠지 나는 밥을 먹을 자격이 없고,
굶어서 죽는 게 맞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