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중요성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술자리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일 년에 맥주 세병 마시면 많이 마신 거고 일 년에 술자리도 새해나 추석에 가족들과 마시는 것 포함해서 5번 이하이다. 하지만 역시 모여서 대화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맛있는 것을 함께 먹는 것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나이가 들수록 어디서 밥 먹으러 오라고 하면 거절하지 말고 가능하면 가야 한다고 하셨다. 주변에 대화할 사람이 점점점 늘어나다가 나이 들고 활동이 적어지면 대화할 사람이 점점점 줄어든다고 하신다.
나는 주로 듣는 것을 더 선호해서 말 잘하는 사람을 만나면 거의 말을 안 하게 되는데 말을 많이 하고 싶지 않더라도 자기 이야기와 감정을 주변에 꾸준하게 풀어서 하는 노력은 중요하다. 사람이랑 만나는 건 책을 읽는 거 같아서 내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고 시간이 지나 페이지만 훌훌 넘겨버리면 앞 내용을 건너뛰고 지금의 이야기를 해도 맥락에 따른 이해가 안 되고 주인공(나)에게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형식적인 관계가 된다. 자기의 삶이 부족해 보인다고 생각해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해서 말을 안 하는 사람보다 뭐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좋다. 기쁨이든, 고통이든, 슬픔이든 삶을 나누는 것에 인색해서는 안 되겠다.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이니까… 늘 감추지 않는 펼쳐진 책처럼 마음을 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