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림일기] 맑았다 비오다 그침

생각대로 되는일은 없지만 오히려좋아

by 소형


산책 나갈 때는 선선하니 좋던 날씨가 공원을 한 바퀴 걷자 갑자기 소나기로 변했다. 천둥번개에 거센 바람이 불고 장대비가 정신없이 내렸다. 건물 처마에서 잠시 비를 피했다가 서둘러 집에 뛰어 들어오니 열고 나간 창문으로 비가 들이쳐 방바닥이 물바다였다. 스퀴즈로 물을 모으고 걸레로 물을 닦아내며 찝찝하고 힘든데 상황이 웃겨서 웃음이 나온다. 평화롭게 이야기 나누고 산책할 때만 해도 비에 젖어 방바닥을 닦게 될 줄은 몰랐지.

잘못될까 봐 걱정이 많은 친구도 걱정한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고 계획을 세우며 불안을 달래는 나도 100%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게 기본값. 주어지는 상황에 충실할 것이 우선.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이벤트를 반기며 흐름을 타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것. 소신은 고체처럼 상황에는 액체처럼 마음은 기체처럼 살자.


책상 위에 두고 간 책 한 권만 완전 물에 담갔다 뺀 것처럼 젖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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