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좋아
오랜만에 중앙로까지 지하철 타고 나갔다.
몇 주를 집에만 있어서 기분전환 삼아서... 그리고 확실히 느꼈다. 진짜 나는 복잡한 데를 싫어한다.
오감이 예민한 편이라 반짝이는 질감만 봐도 시각적 자극이 강해 조금씩 지친다 .
그리고 물욕이 없어진 건지 아무리 이쁜 것을 봐도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를 않았다.
확실히 요즘 스트레스를 안 받으니까 소비욕구가 줄어드는 거 같다.
소유랑 존재는 반비례 되는 개념인데 요즘 존재하는 데에 충실하게 살다 보니 소유욕이 없어졌다.
(식욕이랑 반비례 되면 좋을 텐데.....)
지하철의 사람들
모두 마스크 하고 핸드폰 하는 중,,
지하철의 사람들
왜인지 어머니들은 대부분 지갑형 핸드폰 케이스를 쓰신다. 우리 엄마도 그렇다.
엄마와 닮은 모습을 발견하면 마음이 훅 간다.
누가 봐도 자식이 사주었을 거 같은 운동화라든지..
항상 목이 썰렁하지 않게 머플러로 멋을 내거나 목의 주름을 가리시는 부분 같은 것..
사람을 참 좋아하는 나인데 관계에 적극적이지를 못해서 인간관계는 매우 협소하다. 그게 참 아쉽다.
좋은 친구를 갖는 것은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 것이라는데 요즘 그 말에 아주 공감한다.
그렇다면 관계가 적은 나는 다양한 인생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만나는 친구들이 다들 20년 이상 알고 지낸 친구들이라서 관계에도 꽤나 역사가 쌓였고
돌이켜보면 정말 그들의 인생을 함께 격은 거 같다. 드라마가 극적이고 스펙터클 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개개인의 인생도 굉장히 자극적이다.
이직과 실직이 있고 이별과 만남이 있고 성공과 실패가 있고 도전이 있는 친구들의 인생...
그냥 무난하게 살다가 결혼해서 무난하게 아기 낳고 ..이런 인생은 없는 거 같다.
드라마보다 더 막장일 뿐만 아니라 에피소드마다 대사와 애드립은 더욱더 찰지다. 다들 최선을 다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어쩐지 인간관계가 좁은 것이 아쉽기도 하다. 책장에 꽂힌 책처럼 더 많은 인생을 기억하고 싶을 때가있다.
개개인이 삶의 사건을 경험하며, 사람을 만나며, 변해 가는 모습을 애정으로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는데..
주변 오래된 인연들의 모습과 말투, 행동에서 켜켜이 쌓인 경험이 보인다.
순간을 성실하게 겪어내고 자기답게 대처하며 살아간다.
'나는 너무 게을러 ...너무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 하는
친구들도 사실 자기에게 가장 적당한 속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가 또 의욕적으로 무언가를 추진한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야" 라는 식의 말을 안 하게 된다.
"그 사람은 그런 시기야" 라고 말하게 된다.